"북측, 합동조사 수차례 요청했지만 거부"

윤만준 현대아산 사장 밝혀…사태해결 장기화 가능성

북측은 금강산 관광객 피살사건에 대해 여전히 합동조사가 필요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윤만준 현대아산 사장은 15일 북한 방문을 마치고 남한 영내에 도착한 뒤 “이번 사건에 대한 남북 합동조사 방안을 북측에 수차례 요청했지만 북측은 이를 거부하는 종전의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윤 사장은 “북측의 명승지개발지도국의 책임자 3명을 만나 이번 사건을 바라보는 남측의 시각, 정서, 심각한 여론을 설명했다”고 말했다. 이는 ‘선(先) 진상조사 후(後) 대책수립’을 요구하고 있는 우리 정부의 요구를 북측이 다시 한번 거부한 것이어서 앞으로 사태해결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윤 사장은 이어 “북측 사람들로부터 경위에 관해 일부 이야기를 들었는데 사건 직후 우리한테 보고한 내용하고 다소 다른 점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윤 사장은 “방금 전에 북측 사람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듣고 막 나오는 길이어서 좀 정리를 해야 이해가 될 것 같다”며 구체적인 언급은 피했다. 윤 사장은 CCTV와 관련해서는 “CCTV에 대해 물어 보니까 작동을 안하고 있다고 했다”며 “CCTV 내용을 공개해달라고 요청은 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의혹투성이인 금강산 관광객 피살사건의 진실을 파헤칠 핵심증거가 될 것으로 기대됐던 CCTV는 무용지물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윤 사장은 “북측도 이번 사건에 대해 상당히 안타까워하고 있고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상당히 고심하고 있다”며 “큰 성과는 없었지만 이 사건의 해결 가능성은 있으며 빨리 해결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전 서울 풍납동 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는 침통한 분위기 속에 고 박왕자씨의 영결식이 엄수됐다. 시신은 경기도 동두천시의 한 공원묘원에 묻혔으며 현대아산 임직원을 비롯해 현대그룹 계열사 사장단이 장례식에 참석해 고인을 추모했다. 이날 진행된 개성관광에는 총 517명의 예약자 중 483명이 출발해 평소와 비슷한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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