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고교 1년생 '내신전쟁 2라운드' 돌입

이번주부터 서울 화곡고와 창문여고를 필두로서울시내 고교 1학년생의 '입시전쟁 2라운드'가 시작됐다. 현재 고교 1학년생들은 대입 전형이 내신성적 위주로 바뀌는 2008학년도에 대학에 진학하는 만큼 고교에 입학한 이후 처음으로 치른 중간고사에 이어 기말고사도하나의 대입시험처럼 됐기 때문이다. 28일 서울시 교육청에 따르면 서울시내 대부분 인문계나 특수목적고들은 빠르면27일부터, 늦으면 다음달 14일부터 6∼7일 일정으로 기말고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고 1학생 학원 특강 몰려 = 고교 1학년생들은 지난 중간고사 때부터 대학 입시전쟁에 휘말리고 있다. 학교 앞 서점과 문구점에는 기출문제집이 날개돋친 듯 팔리고 있고 학교별 기출문제를 제공하는 인터넷 사이트엔 회원이 급증하고 있으며 사설학원 내신특강에는고교 1학년생들이 몰리고 있다. 누구나 `수'를 받을 수 있는 절대평가 방식에서 원점수 표준편차 석차등급으로 표시되는 상대평가로 바뀌면서 현재의 성적이 곧바로 대학입시 성적표라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기 때문이다. 강남 D고 1학년 김 모(16)군은 "학교에서 채택하지 않은 다른 검인정 교과서까지 구입해 집과 학원에서 공부하고 있다"며 "기말고사를 앞두고 중간고사 때 좋은성적을 올리지 못한 과목 위주로 사설학원 특강을 밤늦게까지 듣고 있다"고 털어놨다. 서울 강북에 위치한 K여고 1학년 이 모(16)양은 "'좋은 내신성적이 바로 대학에가는 지름길'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거의 모든 수업의 집중도가 높아졌고 수행평가 과제물도 대부분 학생이 제출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 A고 이 모(43) 교사는 "예전같으면 숙제를 내줘도 안 해오는 학생이 많았는데 올해부터 대부분 신입생들은 그렇지 않다. 많은 학생들이 주요 과목은 물론 예ㆍ체능수업에도 성실하게 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각 학교 시험출제 등 내신관리 '비상' = 중간고사에서 난이도 조정에 실패한고교들은 1년생 시험문제 보안유지에 신경을 쓰는 등 시험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올해초 '문일고의 내신성적 부풀리기' 파문 등 이 발생하면서 시험관리에 대한 학생과 학부모의 불신이 증폭됐기 때문이다. 일부 학교는 중간고사에 이어 기말고사에서도 사전에 시험문제 유출을 방지하기위해 수능시험처럼 출제위원을 선정, 외부와의 접촉을 완전히 차단시키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B고교의 이 모(35) 1학년 담임교사는 "종전과 달리 이번 고교 1학년생의 기말고사 성적은 대입전형에서 큰 비중을 차지할 것이기 때문에 학교마다 철저한 성적관리대책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학교의 내신 관리도 엄격해졌다. 서울시 교육청 관계자는 "중간고사에서 동점자를 많이 배출한 일부 학교는 과목별로 변별력을 높이기 위해 엄격한 배점기준까지 마련했고 또다른 학교는 과목당 교사 2∼3명이 공동출제할 계획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기말고사 출제를 담당하게 된 고교 1학년 담당 교사들은 시험 출제에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D고 최 모(52) 1학년 담당 교사는 "성적이 정상분포를 나타낼 수 있도록 하려면 평균이 70점이하여야 한다"며 "2.9점, 3.1점과 같이 배점을 소수점으로 해서 동점자를 최소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당분간 고교 1년생 '하향전학' 없을 듯 = 내신성적 비중이 높아질 2008학년도대입전형에 응시할 대부분 서울시내 고교 1학년생과 학부모들은 당장 '하향(下向)전학'을 선택하기보다는 '좀 더 상황을 지켜보자'는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C외고 1학년 전 모양은 "외국어고는 특목고인 만큼 동일계열인 어문학계열로 진학하면 일반고보다는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일반고로 전학을 가기보다는 내신이 불리한 점을 감수하려 한다"고 말했다. 강남 명문고교 1학년생을 자녀로 두고 있는 학부모 서모(44ㆍ여)씨는 "일단 현재로서는 상황을 지켜본 뒤 각 대학들이 입시안을 확정, 발표를 한 뒤 1학년 성적결과가 나오면 전학여부를 생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A외고 관계자는 "현재 학생 이탈 조짐은 없다. 대부분 학생과 학부모들은 일단 상황을 지켜보자는 입장인 것 같다"고 말했다. 강남 J고교 관계자도 "전학을 하려면 이사하거나 위장 전입을 해야 하는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기 때문에 쉽지가 않다. 예민한 학부모들이 (전학과 관련)많은말을 쏟아내고 있지만 말이 쉽지, 쉽게 할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 실제로 올해 3월부터 지난 5월14일까지 서울시내 일반계 고교 1학년생 가운데전학을 한 학생은 2천410명으로 작년동기의 2천812명에 비해 무려 14.3% 줄었다. 올해 3월 2천105명이었던 1학년 전학자는 4월에는 215명으로 크게 줄었고 5월들어서도 90명으로 급감했다. 올 3월부터 5월까지 대원외고와 서울과학고 등 8개 외고와 과학고 1학년의 전학자는 63명으로 집壅틈? 외고의 전학자수는 57명이었고 과학고는 6명이었다. 이들 특목고의 전체 1학년생수가 2천481명인 점을 감안하면 전학비율은 2.54%에불과한 것으로 특목고 100명 가운데 2.5명만이 인문계고로의 하향전학을 선택한 셈이다. (서울=연합뉴스) 전준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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