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가전 기기 분야에서는 국내 기업은 상당한 경쟁력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핵심기술이나 부품ㆍ소재 등에 대한 해외의존도가 여전히 높아 수익성을 끌어올리는데 걸림돌로 작용한다. 더욱이 머지않아 중국 등 후발 업체들과 치열한 가격경쟁을 벌여야 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핵심 기술을 확보하는 것이 지상과제다.
현재 한국은 세계 디지털TV 시장에서 약 18%의 점유율을 갖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는 단순한 기기 생산만으로는 경쟁력을 유지할 수 없다. 그래서 통신모뎀ㆍ컴퓨터 기능 등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는 시스템을 하나의 칩에 집적하는 `시스템 온 칩(SoC)`등 첨단기술 개발이 필수적이다.
국내기업들은 디지털TV 관련 기술분야에서 활발한 연구 및 표준화 노력을 벌여 괄목할 만한 경쟁력을 확보했다. 하지만 저작권 보호와 관련된 IPMP 기술이나 TV를 이용한 상거래 분야에서는 원천기술이 아주 부족한 상태다.
TFT-LCD 시장에서 국내 기업들은 지속적인 증설 및 신제품 개발에 힘입어 세계 1위를 지키고 있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그리 화려하지 않다. 액정공정 등 주요 공정에서 핵심장비를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고 기초 소재 국산화 비율도 30%에 불과한 실정이다.
PDP나 유기EL의 경우 국내 기업들의 경쟁력은 일본에 비해 크게 떨어진다. 제조장비나 핵심 재료를 일본기업으로부터 조달하기 때문에 기술 및 가격경쟁력을 확보하는데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국내업체들이 생산시설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으나 시장 점유율은 일본에 비해 크게 떨어진다. 지난해 세계 PDP 시장에서 일본 기업의 점유율은 80%에 달한 반면 국내 기업의 점유율은 20%에 그쳤다. 일본처럼 전문 부품업체를 키워나가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지적되고 있다.
홈 서버 분야에서는 국내 기업들이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가정 자동화 컨트롤러 등 여러 품목에서 핵심 기술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특히 사이버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자 전력선을 이용한 가정자동화 중심의 홈 네트워크 솔루션이 속속 개발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마이크로소프트의 미디어 센터 기반 홈 네트워크 구축기술과 함께 전력선 통신 기술을 이용한 냉장고, 세탁기 등을 개발했다. LG전자도 전력선 통신 프로토콜을 적용한 정보가전기기를 개발했다. 현재 삼성전자, LG전자, 한전KDN 등은 공동으로 전력선 통신 프로토콜 HNCP를 개발한 후 조만간 상용화할 예정이다.
<임석훈기자 shi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