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 소여의 모험을 쓴 마크 트웨인은 주식투자를 하려는 사람들에게 『1월은 주식투자 하는데 특히 위험한 달이다. 이밖에 위험한 달은 7월·10월·9월·4월·11월·5월·3월·6월·12월·8월 그리고 2월이다.』라고 경고한 적이 있다.되짚어 세어보면 순서만 바뀌었을 뿐이지 일년 12달이 모두 포함돼 있다. 결국 한달도 빠짐없이 주식투자가 위험하다는 뜻이다.
최근 들어 주가가 급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큰 지진이 일어나기 전에 집이 흔들리는 진동이 자주 오듯이 큰 폭의 주가 하락이 자주 일어나는 것은 폭락의 전주곡」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이는 최근의 미국 증시를 두고 한 말이지만 우리나라 증시도 급등락이 자주 반복되기는 마찬가지다. 이런 급등락 현상은 흔히 주가 상승이 일단락되는 마지막 국면에서 나타난다는 점에서 더욱 우려된다. 일반적으로 주식시장이 상승세에서 조정 또는 하락세로 반전될 때는 세가지 현상이 눈에 띄게 나타난다.
첫째, 시중 자금이 주식시장에 묶여서 유동성에 제약을 받기 시작하면 주식시장 상승세는 일단락되는 경우가 많았다. 지난해 우리나라 주식시장에서는 40조원의 자금이 증자와 주식공모로 빨려 들어갔다.
그러나 주가 하락으로 유상증자 또는 주식 공모에 투자된 돈은 아직 현금화 되기에 어려움이 있다. 한마디로 시중 자금이 상당부분 주식에 물렸기 때문에 유동성이 떨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이렇게 되면 투자여력이 크게 감소할 수밖에 없고 주가 상승에 상당한 걸림돌이 된다.
둘째, 거래대금 회전율이 높아지는 현상은 주식 상승의 마지막 국면에서 흔히 나타난다. 최근 들어 우리나라 증권거래소와 코스닥 거래대금이 고객 예탁금의 80%에 달한다. 이 말은 증시 주변 자금을 싹쓸이해서 주식지장에 투자하고 있지만 아직도 주가는 큰 힘을 못 받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런 일이 계속되면 시장 체력이 급격히 감소되고, 회복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우려된다.
셋째, 이번주 고점이 지난주 저점보다 점차 낮아지면서 박스권 장세가 나타나면 주가가 조정으로 접어들었다는 것을 일단 확인해주는 셈이다. 주가는 오르락 내리락 하는 것이 마치 요요게임과 같다. 대세가 상승 국면이면 주가가 요동을 치더라도 요요의 저점은 점차 높아지겠지만 하락 국면에서는 고점이 점차 낮아진다면 하락 장세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런 점에서 당분간은 주식시장에 큰 미련을 가질 때가 아니다. 주식은 이익보다는 손해 가능성을 줄이는 것이 승리의 비결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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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2000/03/11 00: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