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9월 무역적자가 고유가 여파로 예상보다 크게 늘며 사상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중국의 10월 무역흑자도 최고치를 경신해 미ㆍ중 통상마찰이 한층 격화될 전망이다.
미 상무부는 10일(현지시간) 9월 무역수지 적자가 661억달러에 달해 종전 최고치인 지난 2월의 604억달러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이는 전달의 593억달러보다 늘어난 것이며 월가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615억달러도 크게 웃도는 것이다.
상무부는 허리케인 ‘카트리나’와 ‘리타’ 피해로 멕시코만 지역의 석유생산시설이 피해를 입었고 원유 수입가가 치솟으면서 무역적자가 불어났다고 설명했다. 9월 수입은 2.4% 증가한 반면 수출은 2.6% 감소해 지난 2001년 9월 이후 4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대중국 무역적자도 201억달러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유가 안정과 해외 경기 개선, 보잉사 파업 종료 등의 이유로 향후 미국의 무역적자가 추가로 악화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증권의 피터 크레츠머 이코노미스트는 “9월 무역적자 급증은 일반적인 추세라기 보다는 일시적인 움직임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중국 해관총서(관세청)는 이날 중국의 10월 무역흑자가 120억달러로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발표했다. 해관총서는 미국과 유럽의 소매업체들이 연말연시 수요 급증에 대비해 인형ㆍTVㆍ컴퓨터 등에 대한 수입을 늘리면서 수출 규모가 예상보다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CLSA 아시아-퍼시픽 마켓의 짐 워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과 미국ㆍ유럽연합(EU)간의 무역 마찰이 더욱 심해질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