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열린우리당이 20일 국회에서 현정택(왼쪽)KDI원장과 오상봉(왼쪽 두번째)산업연구원장 등 5대 국책 연구원장들을 초청해 가진 '한국경제의 전망과 과제' 토론회에 앞서 원혜영(왼쪽 세번째)원내대표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신상순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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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린우리당이 20일 국회에서 현정택(왼쪽)KDI원장과 오상봉(왼쪽 두번째)산업연구원장 등 5대 국책 연구원장들을 초청해 가진 '한국경제의 전망과 과제' 토론회에 앞서 원혜영(왼쪽 세번째)원내대표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신상순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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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린우리당이 20일 국회에서 현정택(왼쪽)KDI원장과 오상봉(왼쪽 두번째)산업연구원장 등 5대 국책 연구원장들을 초청해 가진 '한국경제의 전망과 과제' 토론회에 앞서 원혜영(왼쪽 세번째)원내대표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신상순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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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의 신년연설을 계기로 ‘양극화 해소’가 주요 이슈로 부각된 가운데 국내 주요 국책연구원장들이 한국경제의 나아갈 길을 제시하기 위해 신년 벽두에 머리를 맞댔다.
한국개발연구원(KDI)과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등 5개 국책 연구원장들은 20일 열린우리당 정책위원회 주최로 국회에서 열린 ‘한국경제의 전망과 과제’ 토론회에 참석, 우리사회 양극화의 심각성을 경고하고 나름대로 해결방안을 내놓았다.
이들은 이구동성으로 한국경제 각 분야의 양극화 심화가 빠른 속도로 진전되고 있다고 ‘경고’하고 차세대 성장동력 확충을 통해 이를 극복해나가야 한다고 진단했다. 이들은 또 원화강세, 고유가 등 한국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요인들을 조목조목 지적하고, 일부에선 위기를 기회로 활용하는 역발상적 해법들도 제시했다.
◇“경제 양극화, 빈곤의 대물림으로 이어져”=오상봉 산업연구원장은 “경제 양극화가 빈곤의 대물림을 야기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기업 양극화가 우수 인력의 집중 현상을 야기하고, 이 부분이 결국 개인과 가정의 격차로 이어져 교육기회 박탈 등 빈부 격차가 더욱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오 원장은 이날 “2000년대 들어 경제구조가 공업 중심에서 서비스 중심으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생산성 및 경쟁력 차이에 따라 산업의 양극화가 발생했다”며 “이렇게 발생한 산업ㆍ기업간 격차가 소득과 고용의 격차로 이어지고 이것이 다시 교육기회 등 계층별ㆍ가정별 혁신기반의 격차로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오 원장은 이어 “특히 개인 측면에서 교육에 대한 투자의 격차가 확대돼 빈곤의 대물림이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최상위 10%와 최하위 10%의 연간 교육비 지출은 2.7배에 달해 대학진학 성과의 격차와 직결된다”고 지적했다.
오 원장은 이를 해결할 방법으로 ▦차세대 성장동력 발굴, 지식서비스 산업 육성 등 산업구조 선진화 ▦산업ㆍ기업간 동반성장과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 등을 내놓았다.
◇“IT 양극화 해소 위한 IT중기 육성 정책 필요”=이주헌 정보통신정책연구원장은 “IT 산업에도 양극화가 우려된다”며 “종합적인 IT 중소기업 육성 정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이어 “연구원 자체 분석에 따르면 IT 산업에도 업종별, 기업규모별,수출ㆍ내수 분야별 양극화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 원장에 따르면 소프트웨어 및 컴퓨터 관련 서비스업의 생산성이 개선되지 않으면서 정보통신기업과의 격차가 발생했다. 뿐만 아니라 IT 산업내에도 대기업의 생산성 개선 폭이 중소기업을 크게 상회하면서 격차가 확대되는 추세다.
이 원장은 “소프트웨어 산업 관련, 규모를 확대하고 고부가가치화를 할 필요가 있다”며 “R&D, 투자재원, 인력기반 등 소프트웨어 산업 전반이 유기적으로 상승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원장은 또 “기술개발, 금융지원, 대기업 불공정 거래관행 근절 등을 포괄하는 종합적인 IT 중소기업 육성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원장은 다양한 기술의 융합을 의미하는 ‘디지털 컨버전스’를 향후 IT 산업 환경의 주요 변수로 꼽고 대응책 마련을 촉구했다.
◇“원화강세, 내수촉진 기회”=이경태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은 “환율하락(원화강세)를 내수산업 활성화, 투자 촉진, 중소기업 구조조정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원장은 ‘세계경제 전망과 한국경제의 과제’란 주제 발표에서 “그동안 우리 경제는 수출이 증가해도 내수 진작으로 이어지지 않아 경기 양극화의 모습을 보였다”고 한 뒤 “그러나 원화 강세는 내수 기업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할 것이고 소비가 지난 4ㆍ4 분기 이후 가시적인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원화강세에 따른 내수진작효과가 클 것”이라고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그는 이어 “한국경제에서 중소기업은 고용의 95%를 차지하지만 수출의 30%만을 차지하고 있다”며 “원화강세를 중소기업의 구조조정과 경쟁력 향상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 원장은 올 세계경제를 움직일 가장 큰 변수 중 하나로 이자율을 뽑은 뒤 “세계적인 동반금리 상승으로 모기지 금리가 상승할 경우 주택시장의 버블이 연쇄적으로 붕괴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 “고유가 시대, 수송 부문 석유 소비 줄여야”=방기열 에너지경제연구원장은 “고유가 시대를 맞아 석유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방 원장은 “OECD 국가의 평균 석유 비중이 41%인 반면 한국은 45.6%로 거의 절반을 석유에 의존하고 있다”며 “효율적인 에너지 믹스(Mix)를 위한 정책적 지원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방 원장은 구체적으로 “우리나라 석유소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산업용은 특성상 대체가 어려운 반면 33%를 차지하는 수송용은 비석유에너지로 일부 대체가 가능하다”며 “석유대체연료인 바이오연료의 개발이나 하이브리드 자동차 개발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방 원장은 올해도 당분간 고유가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설비투자 지연에 의한 정제설비 부족 ▦이란 핵개발 논란, 베네주엘라의 반미 정서 등 지정학적 불안을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다.
◇“규제 등 법ㆍ제도, 글로벌 기준에 맞춰야”=현정택 한국개발연구원장은 최근 성장세가 하락한 원인에 대해 “자본ㆍ노동 등 생산요소의 증가율이 둔화되었고 이를 보완하기 위한 기술 및 인적자원 개발이 지체된 데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를 타개하기 위해 “‘산업간 분업’의 시각에서 ‘산업내 분업’을 정책 목표로 삼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 원장은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충하기 위한 방안으로 ▦‘산업내 분업’추구 ▦외국기업 유치 ▦‘균형성장 전략’추구를 꼽은 뒤 “산업구조전환을 지체 시키는 규제의 개혁과 이익집단들의 저항을 해소하고 투자환경을 개선, 시장경제의 기본이 되는 법과 제도를 글로벌 기준에 맞게 재정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 원장은 또 “자동차ㆍ조선ㆍ철강ㆍ석유화학 등 주력제조업이 앞으로 10~20년 동안 경제성장을 견인할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내다보며 “디지털 TV 및 방송ㆍ디스플레이ㆍ바이오신약 등 신성장 주도산업에 있어 독자적인 기술확보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토론회 직후 참석자들은 오찬을 함께 하며 마라톤 토론을 벌였다. 사회를 본 채수찬 의원은 “오늘 토론은 개별적으로 제시됐던 문제점과 해법들을 한 자리에 모여 논의하는 데 의미가 있었다”며 “당 정책위 차원에서 장기과제로 지적된 사안들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토론엔 참석하지 않았지만 오찬을 함께한 최용선 조세연구원장은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양극화 해소를 위한 ‘재원마련’ 문제와 관련, “세금을 늘리는 것은 신중히 검토할 사안이지만 장기적으로 세수 확대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지적한 뒤 “증권 양도차익에 과세하는 것은 당장은 어려울 것 같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