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수로 적발된 농산물을 공매해 처분하기보다는 아예 폐기하자는 법안이 제출돼 통과여부가 주목된다. 21일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민주당 이낙연 의원 등 21명의 국회의원은 이 같은 내용의 관세법 개정안을 국회 재경위에 제출했다. 이낙연의원은 “국고에 귀속된 밀수 농산물을 폐기처분하지 않고 공매 처분할 경우 밀수품이 시장에 유입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농산물 가격을 떨어뜨린다”며 “시장질서를 유지하고 농민을 보호하기 위해 농림부장관이 요청할 경우 적발된 농산물을 폐기 처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농산물 밀수 적발액은 2001년 370억원 어치에서 2002년 429억원 어치로 증가한 데 이어 올들어 7월까지도 192억원 어치에 달하는 등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다. 농산물 밀수가 늘어나는 것은 중국산과 국내산 간의 가격차에서 비롯된다. 생강은 국내산이 kg당 2,564원 정도지만 중국산은 150원에 불과하고 대두의 경우 3,477원과 464원으로 8배가량 차이가 난다. 농산물 밀수는 고추와 참깨 등 중국산 특정 품목이 90%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고추의 적발액은 2001년 148억원 어치, 2002년 159억원 어치, 올들어 7월까지는 102억원 어치에 이르고 있다. 이에 대해 재경부의 한 관계자는 “밀수로 적발된 농산품을 폐기 처분했다가 만약 화물주가 법원에서 승소할 경우 국고로 대신 물어줘야 하는 부담이 있다”며 “농림부등 관계부처의 의견을 수렴해 신중하게 처리할 것”고 말했다. <권구찬기자 chans@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