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갤러리] 요제프 스노블 '베니스의 카니발'

‘베니스의 카니발(축제)’, 30×40㎝, 1995년작 ⓒJosef Snobl /사진제공=고은사진미술관

[포토갤러리] 요제프 스노블 ‘베니스의 카니발’

‘베니스의 카니발(축제)’, 30×40㎝, 1995년작 ⓒJosef Snobl /사진제공=고은사진미술관

축제의 이미지가 화려하고 흥에 겨운 것과는 사뭇 다른 장면이다. 축제 기간인 사진 속 베니스의 산마르코 광장은 하늘 한가운데를 휘영청 차지한 둥근 달이 오히려 차분히 가라앉힌다. 오른쪽 찢긴 듯한 돛의 이미지는 숙연함을 더한다. 독일 사진계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작가 요제프 스노블은 이처럼 조금은 음울하고 신비주의적인 작품들을 선보인다. 작가 자신이 체코 프라하에서 태어나 독일로 이주해 자란 경계인으로서, 예민하고 섬세한 감수성을 가진 까닭일 수 있겠다. 그는 베니스를 비롯해 쾰른, 바젤 등 다양한 유럽 도시의 축제 풍경을 각기 다른 색채와 분위기로 담아 카니발(karnevals) 시리즈를 선보였다. 축제를 뜻하는 카니발의 어원이 예수의 수난을 되새기며 금욕하던 사순절에서 온 것이란 사실을 따져보면, 차분한 것도 이상할 일은 아니다. 이 작품은 고은사진미술관에서 7월30일까지 열리는 ‘시선’전에 걸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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