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의 임원들이 이달부터 일제히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을 행사할 수 있는 자격을 갖게 됐다. 이에 따라 이들 기업의 임원들은 보유 주식을 당장 팔 경우 최대 40억원 이상을 벌 수 있어 돈방석에 앉게 됐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경우 윤종용 부회장을 비롯한 73명의 임원들이 지난 15일부터 스톡옵션 행사 자격을 갖췄다. 삼성전자는 지난 2000년 3월16일 이들에게 총 150만주의 스톡옵션을 주당 27만2,700원의 행사 가격으로 자격을 주었다.
당시 10만주를 받은 윤 부회장은 스톡옵션을 행사할 경우 31만원대인 현재 주가를 감안하면 40억원대의 현금을 쥘 수 있게 됐다. 윤부회장은 지난 2001년에도 10만주를 추가로 받아 주가 향방에 따라서는 100억원대의 거부 대열에 들어설 수 있을 전망이다.
윤부회장 외에
▲이윤우 사장(7만주)
▲이기태 사장(5만주)
▲이상완 사장(5만주)
▲황창규 사장(5만주) 등도 20억원 이상의 목돈을 챙길 수 있는 자격을 갖췄다.
삼성전자 외에도 대부분 비슷한 시점에 스톡옵션을 부여한 곳이 많아 `돈방석에 앉는 임원`들이 속출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그룹의 핵심 3개사(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의 임원들도 지난 10일과 17일, 24일부터 각각 스톡옵션 행사 자격을 갖게 됐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지난 2000년 3월 임원들에게 각각 137만5,000주, 95만주의 스톡옵션을 부여했다. 현대차 스톡옵션 행사가격은 1만4,900원, 기아차는 5,500원이다.
당시 5만주의 스톡옵션을 받은 김동진 현대차 사장의 경우 6억원대의 현금을 챙길 수 있게 됐으며, 10만주를 받았던 박정인 현대모비스 회장은 주가 상승이 겹쳐 스톡옵션을 현재 시점에서 전량 행사할 경우 16억원대의 막대한 차익을 거둘 수 있다. 이계안 현대캐피탈 회장도 현대자동차 사장 재직 당시 10만주의 스톡옵션을 받아 12억원대의 현금 보유가 가능해졌다.
삼성과 현대차 임원들은 그러나 당장은 스톡옵션 행사를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한 사장은 “나라 경제가 좋지 않고 기업들의 경영여건도 좋지 않은 상황에서 스톡옵션을 행사한다는 게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며 “7년 이내에만 행사하면 되는 만큼 내년 이후에나 행사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기기자 young@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