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OL, MS와 손잡기 추진

양사 경쟁관계로 걸림돌 많아 성사는 불투명차세대 개인용 소프트웨어 강자를 가름할 수 있는 미디어 재생 프로그램에서도 마이크로소프트(MS)사의 독주가 예견되고 있다. 리얼네트웍스사의 '리얼플레이어'와 MS사의 '윈도 미디어플레이어'가 양분하고 있는 미디어 재생 소프트웨어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아메리카 온라인(AOL)이 자사 인터넷 포털의 미디어 재생 프로그램으로 기존의 리얼네트웍사 제품 대신 MS사의 제품을 사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AOL이 MS사의 소프트웨어를 사용할 경우 리얼네트웍스사의 시장점유율은 급격히 줄어들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있다. ◇AOL-MS 손잡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1일 AOL이 '리얼플레이어'을 MS사의 '윈도 미디어플레이어'로 대체하는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내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해결해야 할 난제들이 여럿 있지만 양 사의 현황을 봤을 때 성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미디어 플레이어 시장의 주도권 장악을 노려온 MS사는 AOL과 이 분야에 관한 제휴를 맺음으로써 시장우위를 확고히 할 수 있다. AOL측도 인터넷을 통해 다운로드 받아야 하는 리얼네트웍스의 제품보다는 MS 윈도에 내장되어 나오는 MS사의 제품이 훨씬 네티즌을 끌어들이기 쉽다는 냉정한 현실을 무시할 수 없는 처지다. 컴퓨터에 능숙하지 못한 네티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복잡한 과정을 거쳐 프로그램을 설치해야 하는 리얼 미디어플레이어보다는 운영체제(OS) 설치시 자동적으로 작동되는 MS사의 제품에 대한 네티즌의 선호도가 높아 가기 때문이다. 한편 AOL이 MS사의 윈도 미디어플레이어를 사용할 경우 라이벌 관계인 리얼플레이어의 인기는 크게 떨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비록 소프트웨어 품질면에서는 MS사의 제품보다 뛰어나지만, 쉽게 사용할 수 있는 MS사의 제품을 네티즌이 더욱 선호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MS와 AOL의 제휴 소식이 알려진 30일 리얼네트웍스의 주가는 뉴욕증시에서 무려 19% 급락하면서 10.62달러에 장을 마쳤다. ◇걸림돌도 많아=AOL과 MS사가 경쟁관계에 있다는 점이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높다. 실제 양사는 인터넷 포털 분야 등에서 경쟁하고 있는 상태. 이에 따라 이번 제휴에 대해서 MS사의 인터넷 포털 자회사인 마이크로소프트네트웍(MSN)이 강력히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MSN은 현재 AOL의 서비스 유료화 과정에서 떨어져 나온 네티즌을 끌어들이기 위해 5,000만달러 규모의 광고전에 나선 상태다. AOL이 윈도 미디어플레이어를 사용함으로써 서비스 편리성이 증가시킬 겨우 고객확대 전략의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게 MSN측의 주장이다. 또 AOL측 내부에서도 자사의 인터넷 브라우저인 넷스케이프를 시장에서 몰아낸 MS사와의 전략적 제휴는 안 된다는 주장이 높다. 특히 현재는 윈도 미디어플레이어가 무료로 배포되고 있지만 MS사의 독점이 확고해 질 경우 유료로 전환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단기적인 이익 때문에 장기적인 손해를 볼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와 함께 AOL과 리얼 네트웍스사와의 관계도 변수다. AOL은 리얼네트웍스의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뮤지네트(Musicnet.com)란 온라인 음악제공 사이트 구축에서도 전략적 제휴를 수립한 상태다. 이에 따라 AOL과의 제휴관계 지속을 원하는 리얼네트웍스와 어떻게 관계를 정립할 것인가도 이번 제휴의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장순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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