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의존낮고 이라크 '석유무기화' 호응 적어'유가 상승에 따른 파장은 크지 않을 것'
미 CNN방송은 최근 중동사태 격화에 따른 유가 급등세에도 불구,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지난 70년대와 같이 세계 경제에 미치는 심각한 파장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4일 보도했다.
방송은 우선 지난 70년대와 달리 인플레의 우려가 크지 않다는 점을 주요 근거로 꼽았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유가가 급등한다고 해도 70년대와 같은 인플레를 유발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즉각적인 금리인상 가능성도 크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70년대에 비해 미국경제가 유가에 의존하는 비중이 크지 않다는 점도 낙관론의 또 다른 배경이다. 리만 브러더스의 수석이코노미스트 에단 해리스는 "유가가 5달러 상승할 경우 국내총생산(GDP)성장률이 0.2% 감소하는 정도의 미미한 영향력을 끼친다"고 분석했다.
최근 이라크의 '석유무기화' 주장역시 아랍권 국가들에게 별다른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어 70년대와 같은 최악의 사태는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와 관련, 3일 백악관 대변인은 "이란과 이라크를 제외한 어떠한 아랍국가도 석유 무기화 동조의사를 표명한 바가 없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 역시 아랍 국가들이 러시아 등 비아랍권 석유 생산국가들의 영향력 확대를 우려, '석유 엠바고'에 동참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OPEC 비가맹국들 사이에는 증산 움직임마저 나타나고 있는 상황.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최근 석유수출기구(OPEC)의 비가맹국들이 OPEC과의 감산협조체제에서 이탈, 원유 수출을 늘리고 있다고 4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러시아의 3월 하루평균 원유 수출양은 지난달보다 13만 배럴 많은 273만 배럴을 기록했다.
카자흐스탄과 아제르바이잔의 수출량을 포함하면 370만배럴이 넘는다는게 시장관계자들의 말이다. 또 노르웨이 역시 오는 7월 감산협조체제에서 이탈할 뜻을 밝힌 상태다.
한편 유가의 상승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다우존스 뉴스는 자동차 여행이 급증하는 휴가철을 앞두고 있어 유가가 오름세를 지속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전했다.
또 세계경기 회복세에 따른 수요 증가역시 유가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뉴스는 보도했다.
윤혜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