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英 이라크 주권이양 후 '연합군 통제권' 이견

이라크전 최대의 동맹국인 미국과 영국이 오는 6월 30일 이라크 임시정부에 주권을 넘긴 후 연합군의 통제권을 누가 가질 것인가를 놓고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미국은 연합군이 독자적으로 활동할 것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영국은 연합군 활동에 대한 최종 결정권이 이라크 임시정부에 있다고 맞서고 있다. 또 미ㆍ영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 제출한 새 결의안 초안중 연합군의 주둔시한 등에 대해 안보리 이사국간의 이견이 속출하고 있어 이라크 임시정부 구성까지 험로가 예상된다. ◇연합군 통제권에 각국 촉각=오는 6월30일 이라크 임시정부가 구성되고 미국과 영국으로부터 주권을 넘겨받으면 연합군은 다국적군 지위를 확보해 이라크에 남아 치안을 담당한다.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25일 기자회견에서 주권이양이 이뤄지는 만큼 연합군의 군사작전 등에 대한 최종 통제권은 이라크 임시정부가 갖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은 “이라크 임시정부는 완전한 주권을 갖게 되지만 미군이 자신을 보호하거나 임무를 달성하기 위해서라면 필요한 것을 하게 될 것”이라고 다른 견해를 나타냈다. 프랑스와 독일 등도 연합군의 군사통제권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이 연합군을 통해 지나치게 권한을 행사할 가능성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프랑스 등은 결의안에 연합군 주둔 시기와 임시정부의 통제권 등이 명시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임시정부는 누가 이끄나=임시 정부를 이끌 총리로는 사담 후세인 정권 하에서 핵개발 프로그램 참여를 거부해 고초를 겪었던 핵 과학자 후세인 알 샤흐리스타니(62)가 총리가 유력시되고 있다. 현재 라크다르 브라히미 유엔 이라크 특사가 이달중 총리와 대통령, 부통령 등을 지명하기 위해 임시정부 인선안을 조율하고 있다. 샤흐리스타니는 온건 시아파 교도로 반체제 정파에서 활동해온 다른 이라크 망명인사들과 달리 오로지 인도주의적 지원활동에 혼신의 힘을 쏟아왔기 때문에 정치색이 없는 인물로 평가된다. 유엔과 미국은 비정치적인 인물 가운데서 임시정부 총리감을 물색해왔기 때문에 샤흐리스타니에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보리 이사국들은 임시정부 인선이 끝나면 임시 정부의 권한 및 정치일정에 대한 세부사항을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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