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개방형 펀드' 도입 초읽기
중국 개인투자자들의 깊숙한 주머니를 노린 외국 금융기관들의 행보가 빨라질 전망이다.
중국의 소매금융시장을 본격적으로 열어 갈 '개방형 펀드' 도입이 초읽기에 들어감에 따라 지금까지 중국 금융기관들과의 제휴를 맺고 기회를 엿보고 있던 외국 금융기관들의 활동도 본궤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만성적인 고용 불안에 익숙해진 중국인들의 저축 비중은 가처분 소득의 40%에 달하는 높은 수준. 최근 중국 시장에 발을 디딘 캐나다의 몬트리올 은행은 앞으로 5~10년 후면 중국에서 운영되는 자산 규모가 750억~1,5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게다가 중국 정부가 오랫동안 미뤄 온 개방형 펀드 도입을 조만간 시행에 옮길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외국계 기관들은 거대 시장의 용트림에 잔뜩 기대를 걸고 있는 상황이다.
개방형 펀드는 시장의 수요에 따라 펀드가 일단 형성된 후에도 자금을 편입시키거나 빼낼 수 있는 상품. 시장이 힘을 잃으면 투자자들이 순식간에 돈을 빼갈 가능성이 높기 빼문에 중국의 금융당국은 시장 혼란을 우려해 선뜻 나서지 못했지만, 파이낸셜 타임스는 중국이 이르면 이달 안에 개방형 펀드를 도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중국 관보와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최근 보도했다.
이처럼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앞두고 중국의 자본시장 개방이 가속화하자 외국 금융기관들은 중국 금융기관들과 자산 관리에 대한 제휴를 잇달아 체결, 본격적인 시장 참여의 기회를 노리고 있다.
지금까지 자딘 플레밍과 JP모건 체이스, 드레스너방크, 몬트리올 은행 등 각국의 굵직한 금융기관들이 중국의 은행이나 증권, 자사관리사와 손을 잡았으며, 최근에는 독일 코메르츠 방크가 차이나 서던 증권과 제휴 합의를 맺는 등 중국의 자산관리 시장에는 외국 기관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물론 상당수의 외국계 기관들은 중국의 금융정책에 상당한 불신을 안고 있는 실정. 개방형 펀드의 도입에 대해서도 "언제 무엇을 문제삼아 제동을 걸지 알 수 없다"며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는 펀드매니저들이 적지 않다.
중국 시장의 잠재력은 알지만 워낙 사업에 제한이 따르는데다 일방적으로 선진 금융기법만 내주고 마는 것 아니냐는 우려 때문에 막상 발을 내딛지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파이낸셜 타임스는 지적했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경제 정책 중에서도 자본 시장의 확립을 주축으로 삼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선진 기법을 지닌 외국계 기관들의 역할과 중국내 자산관리 규모가 급속도로 늘어날 것이라는데는 이견의 여지가 없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신경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