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최근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일본과의 위안부 문제 협상이 '마지막 단계(final stage)'에 있다고 말한 데 대해 일본 측이 곤혹스러워하고 있다고 아사히신문이 보도했다. 일본 정부 내에서는 "한일 간 협의에서 아직 구체적인 진전은 없다"며 박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이 일본의 양보를 촉구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박 대통령이 미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언급한 내용이 사실이라면 한일관계가 개선될 것이라면서도 "막판 단계이기는 하지만 과도한 기대는 삼가야 할 것"이라는 한국 정부 관계자의 말을 전했다.
이와 관련해 일본 측은 "(박 대통령이) 어떤 인식으로 말하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당혹스러워하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은 일본 외무성 간부의 말을 인용, "양국 협의에서 구체적인 진전이 없는 상태에서 무엇을 가리켜 '진전'이라고 말하는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 11일 WP와의 인터뷰에서 "위안부 문제에서 상당한 진전(considerable progress)이 있었으며 현재 협상의 마지막 단계(final stage)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12일 조태용 외교부 1차관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위안부 문제가 한국 정부에 가장 중요한 과제라면서 "구체적이고 긴밀한 협의가 이뤄지고 있으며 중요한 단계에 와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발언에 대한 해석은 분분하다. 일본 정부 내에는 박 대통령의 발언이 일본의 양보를 촉구하려는 의도를 담고 있다고 보는 시각이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보도했다. 한 일본 정부 관계자는 한국이 한일관계 개선을 위해 애쓰고 있다는 점을 미국 측에 어필하려는 것일 수 있다는 관측을 요미우리신문에 제기했다.
한일 양국은 위안부 문제에 대해 지난해 4월부터 11일까지 여덟 차례에 걸쳐 외무부 국장급 협의를 벌여왔으며 박 대통령의 발언이 11일 8차 협의 결과를 반영한 것인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