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게임 대회의 효시가 된 컴퓨터(PC) 게임 스타크래프트가 12년 만에 새로운 모습으로 거듭났다. 미국 게임개발업체 블리자드는 27일 스타크래프트의 속편 '스타크래프트2 자유의 날개'(사진)서비스를 한국을 포함해 전세계에서 동시 시작했다. 이 게임은 블리자드가 1998년에 스타크래프트를 내놓은 지 12년 만에 선보인 신작으로 한 편의 영화에 비교되는 대작이다. 블리자드는 제작비를 공개하지 않지만 1억 달러(한화 약 1,200억원) 이상 투입됐을 것으로 업계에서 추정하고 있다. 여전히 테란, 저그, 프로토스 등 세 종족이 영역 싸움을 벌이는 내용은 변함이 없지만 그래픽을 보면 3차원으로 한층 정교해졌고, 게임 속 동영상은 한 편의 영화를 보는 것처럼 화려하다. 여기에 블리자드는 게임계의 혁명으로까지 불리는 게임 제작 기능과 스마트폰에서 쓰이는 온라인 장터(앱스토어) 기능을 새로 도입했다. 이용자가 지도제작기라는 기능을 실행하면 스타크래프트2에 등장하는 각종 캐릭터와 유니트를 이용해 완전히 새로운 게임을 만들 수 있다. 이용자들은 직접 만든 게임을 가칭'배틀넷 마켓플레이스'라는 온라인 장터에서 사고 팔 수 있다. 블리자드코리아 관계자는 "언제부터 배틀넷 마켓플레이스를 운영할 지 시기는 아직 미정"이라며 "게임이 팔릴 경우 수익을 개발자와 블리자드가 어떻게 논의할 지도 아직 결정되지 않았으나 게임을 이용한 이용자들의 새로운 수익 모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블리자드는 스타크래프트가 국내에서 크게 성공한 점을 감안해 한국을 위한 몇 가지 배려를 했다. 우선 전세계에서 한국과 대만에서만 이 게임은 이날부터 일정 기간 이용자들에게 무료 제공된다. 블리자드코리아 관계자는 "한국 시장의 중요성을 감안한 조치"라며 "언제까지 무료 제공할 지는 아직 미정"이라고 설명했다. 또 게임 속 모든 대사와 자막, 메뉴 등이 우리말 및 한글로 제공돼 편하게 즐길 수 있다. 무료 제공 기한이 끝나면 유료화된다. 가격은 온라인 게임 기간을 기준으로 무제한 이용권은 6만9,000원, 한 달 이용권은 9,900원, 하루 이용권은 2,000원이다. 게임은 따로 구입할 필요 없이 배틀넷(www.battle.net)에서 온라인으로 구매해 전송 받으면 된다. 특히 이 게임은 청소년용(12세 이용가)과 성인용 2가지로 나눠져 있다. 두 가지 게임은 이용자본인 확인을 거쳐 자동으로 배분된다. 본인 인증은 배틀넷 홈페이지에 가입할 때 주민등록번호나 휴대폰 번호 인증을 거쳐 확인한다. 스타크래프트2의 출발은 화려하지만 아직 넘어야 할 산이 있다. 바로 e스포츠협회와 갈등이다. 스타크래프트1편이 크게 성공한 비결은 국내에서 온라인 게임 대회를 개최하며 e스포츠로 발전시켰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블리자드가 정당한 저작권 인정을 주장하며 자체 개발한 모든 게임의 국내 대회 개최권 및 중계권을 곰TV를 개발한 그래텍에 독점 제공하기로 계약했다. 이렇게 되면 e스포츠협회는 그래텍의 허락 없이 스타크래프트 1, 2편을 이용한 온라인 게임 대회를 할 수 없다. 블리자드코리아는 "e스포츠협회에서 블리자드의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스타크래프트 게임 중계권 등을 팔아 수익을 올렸다"며 "지금도 e스포츠협회에서 저작권을 인정하지 않아 그래텍과 계약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법적 권한에 따라 더 이상 대회 개최를 할 수 없게 된 e스포츠협회는 그래텍과 협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입장이다. e스포츠협회는 그동안 온라인게임대회를 통해 스타크래프트 판매가 늘었으니 대회 개최 및 중계권을 인정해 달라는 주장이다. e스포츠협회 관계자는 "그래텍과 협상 중이나 구체적 사항은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래텍이 블리자드와 국내 독점 계약을 맺은 상황에서 e스포츠협회가 대회를 개최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