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해외자원개발 성공하려면


우리나라의 광물자원 수요는 약 20조원(2010년) 규모며 92%를 수입에 의존한다. 지난 2000년부터 2010년까지 광물자원 수요는 연평균 17% 늘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7%를 크게 웃돌았다. 우리나라가 해외자원 개발에 적극 나서야 하는 이유다. 우리나라는 1977년부터 해외자원 개발을 시작해 2010년 46개국 289개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2006년 이전까지 2억달러를 밑돌던 투자액은 26억달러로 불어났다.

전문기업 육성ㆍ핵심기술 개발을

해외자원 개발은 탐사, 유망 광체 확보, 개발성ㆍ경제성 평가, 시설 건설, 생산이라는 주기를 가지므로 오랜 기간이 걸리는 고비용ㆍ고위험 사업이다. 전문회사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우리나라는 공기업이 사기업들과 컨소시엄을 이뤄 단기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개발ㆍ생산사업에 주로 투자해왔다.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는 1982년 탐사사업에 참여해 현재까지 연간 3,000만톤 이상의 유연탄을 생산한 인도네시아 파시르 유연탄 사업이 꼽힌다. 2006년 이후 참여한 마다가스카르 니켈사업, 뉴칼레도니아 누메아 니켈사업, 호주 뉴팩 유연탄사업, 중국 노스테크놀로지 구리사업과 서안맥슨 희토류사업 등도 향후 생산이 기대되는 성공사업이다.

우리나라가 안정적으로 자원을 확보하고 해외자원 개발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다음 네 가지가 필요하다. 첫째, 자원개발 전문기업 육성이다. 우리나라는 자원개발 기술력을 가진 공기업을 사기업이 뒤쫓아 투자한다. 따라서 단기간 안에 자본ㆍ인력을 투입하고 장기 투자가 가능한 대기업 위주로 자원개발 전문기업이 많이 탄생해 공기업 중심에서 민간기업 중심으로 체제 변화가 필요하다. 대기업과 중소 규모의 자원개발 전문기업들이 보조를 맞춘다면 우리의 자원개발은 가속될 수 있다.

둘째, 자원개발의 근간이 되는 핵심기술을 개발해 대외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지질조사, 탐사, 광상평가(자원량ㆍ매장량 산정), 개발성ㆍ경제성 평가, 광산 개발 및 활용(선광ㆍ제련) 기술 등이 그것이다. 기술개발 연구가 대학과 정부출연연구소에 의해 중장기적ㆍ지속적으로 추진되고 자본과 기술이 결합될 때 해외자원 개발사업의 성공률이 높아지고 자원소비국인 우리나라가 자원개발 선진국이 될 수 있다.

셋째, 기술개발을 위한 인력 양성이다. 정부에서 운영하는 자원개발 특성화대학, 자원인력양성학과 운영, 자원개발 아카데미 특별강좌 개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의 교육훈련 등 다양한 프로그램의 효율성을 극대화해 우수한 전문가를 많이 육성해야 한다.

자원부국과 인적 네트워크 강화

넷째, 자원부국과의 친밀한 인적 네트워크 구축이다. 정부는 아시아ㆍ남미ㆍ아프리카 등 자원부국을 방문하고 자원외교를 추진해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대표적 사례가 한국지질자원연구원 국제지질자원인재개발센터의 개발도상국 전문가 초청 교육이다. 2010년부터 2년간 약 700명이 이 교육을 이수했는데 이들은 장래 우리의 협력 파트너가 될 것이다. 특히 자원개발 미 진출 지역이던 페루ㆍ볼리비아ㆍ칠레 등 중남미 지역은 물론 콩고ㆍ잠비아ㆍ모잠비크ㆍ카메룬 등 아프리카 지역의 국가들에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했다. 주요 협력 지역인 동남아 국가와의 국제적 공조도 한층 강화해 미래 유망 자원 선점을 위한 친한파 양성에 기여하고 있다.

자원개발사업은 자본회수기간이 길어 단기간의 성과에 집착하면 시행착오를 겪게 된다. 우리나라는 자원의 주요 소비국 중에서도 해외자원 개발 분야의 후발주자다. 앞에서 제시한 중점 과제를 실천하면서 해외자원 개발을 추진한다면 우리도 자원개발 선진국이 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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