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패치란 경기회복 국면에서 본격적인 후퇴는 아니지만 일시적인 어려움을 겪는 상황을 의미한다. 일시적이라는 점에서 일반적인 경기침체(slowdown), 더블딥(double dip)과는 구분된다.
앨런 그린스펀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지난 2002년 11월 상하원 합동경제위원회에서 경제 상황을 설명하면서 처음으로 사용한 후 널리 쓰이고 있다.
소프트패치는 골프장의 잔디 상태를 일컫는 '라지패치(large patch)'에서 유래했다. 병이나 해충 때문에 골프장 페어웨이의 잔디가 잘 자리지 못한 부분을 가리킨다. 골프공이 여기에 빠지면 치기 어려워지기 때문에 위기에 빠질 수 있다. 그린스펀 전 의장은 이 용어를 소프트패치로 변형해 라지패치에 빠진 것은 아니라는 의미로 사용했다. 당시 미국 경제가 단기적으로 다소 불안하고 취약하지만 심각한 상황은 아니며 곧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최근 한국 경제 역시 세월호 사고의 여파로 소비가 위축되면서 소프트패치에 빠진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본격적인 경기침체 국면은 아니지만 일시적으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이번 사고의 여파로 회복되던 경기 흐름에 일단 제동이 걸렸다. 따라서 앞으로의 관심은 경기상승 추세가 꺾일지, 일시적인 숨 고르기에 들어갈지 여부다. 만일 일시적인 조정 국면이라면 다행이지만 조정이 길어진다면 다시 경기침체 국면으로 진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