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벌이 부부 5쌍 중 1쌍은 부인의 소득이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남편의 소득이 적을수록 부인의 수입이 남편을 넘어선 가구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황수경 한국노동연구원 데이터센터소장과 김가율 그리스도대학교 사회복지학부 겸임교수가 8일 노동리뷰 9월호에 기고한 ‘기혼여성의 경제적 지위-맞벌이 가구를 중심으로’ 논문에 따르면 맞벌이 부부 가운데 부인의 소득이 남편보다 많은 가구는 전체의 20.9%였다. 남편보다 25% 이상 월수입이 많은 부인은 전체 조사대상의 15.8%였으며 남편의 2배 이상 수입을 올리는 부인도 5.8%를 차지했다.
이 같은 부인 수입의 남편 추월현상은 저소득층 가구에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 남편 소득이 하위 20%인 가구의 경우 부인의 월평균 소득이 96만5,000원으로 남편 수입 73만6,000원보다 31.1%나 더 많았다. 이 계층에서는 부인이 남편보다 더 많이 버는 가구가 절반에 가까운 47.2%였으며 남편의 두 배 이상 수입을 올리는 부인도 20.7%나 됐다. 반면 남편 소득이 상위 20%인 가구에서는 남편보다 월수입이 많은 부인은 8.9%에 그쳤다.
한편 맞벌이 부부의 학력수준 조사에서는 ‘끼리끼리 짝짓기’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고졸 남편과 고졸 부인처럼 같은 학력을 지닌 부부의 비중이 3가구 가운데 1가구꼴인 전체의 66%를 차지했다. 또 남편이 부인보다 더 높은 학력을 가진 부부는 28%인 반면 부인의 학력이 남편보다 더 높은 경우는 6%에 불과했다.
논문은 “올해 여성 경제활동인구가 처음으로 1,000만명을 넘어설 정도로 여성 경제활동이 확대되면서 부인 소득이 가구수입의 보조적인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며 “기혼여성의 경제적 지위를 독립된 경제주체로 인정하는 사회 통념과 제도의 변화가 요구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