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머징마켓, 인플레 해소를 최우선 해야"

■ IMF, 세계경제전망 보고서
올해·내년 물가 전망 각각 1.5%P 이상 상향
금리 인상·정부적자 축소·통화 절상등 권고
올 세계성장률은 3.7%서 4.1%로 높여잡아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머징마켓(신흥시장) 국가들이 올해 두자릿수에 근접하는 높은 물가에 시달릴 것이며 특히 하반기에 에너지 가격과 상품 가격 상승으로 어려운 국면을 맞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18일 IMF는 세계경제전망(WEO) 보고서를 발표하고 신흥시장 국가들이 인플레이션 문제 해결을 정책의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IMF는 신흥시장의 경우 경기둔화 우려보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더 크며 올해와 내년 물가상승 전망을 크게 상향조정했다. 내년까지 전세계 이머징마켓이 높은 인플레이션 압력에서 헤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다. 보고서는 “세계경제는 선진국의 급격한 수요 감소와 신흥시장과 개발도상국에서의 인플레이션 상승으로 올 하반기 어려운 국면을 맞을 것”이라며, 이에 따라 인플레이션 저지를 위해 기준금리 인상과 정부 적자 축소, 통화절상 등의 정책을 취할 것을 신흥국가들에 권고했다. IMF는 신흥시장 국가들의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올해와 내년 모두 각각 1.5%포인트 이상 상향했다. 올 인플레이션은 지난 4월 제시한 7.4%보다 훨씬 높은 9.1%로 조정하고 내년 물가상승률도 7.4%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선진국의 올해 물가상승률도 2.6%에서 3.4%로 상향조정했다. 물가상승이 전세계적인 현상이지만 신흥시장의 우려가 훨씬 더 크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선진국의 경우 인플레이션 압력이 수요 감소로 내년에는 완화되겠지만 신흥시장은 빠른 증가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인식했다. 기실 중국ㆍ인도ㆍ러시아ㆍ필리핀 등 주요 이머징마켓 국가들은 폭발적인 물가상승세로 고전하고 있다. 일부 국가의 경우 올 들어서만 3~4번 이상 금리를 인상하며 긴축정책을 구사했으나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인도의 물가상승률 지표인 도매물가지수(WPI)는 최근 13년래 최고치를 경신하며 11.89%까지 치솟았다. 러시아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도 15.1%로 5년6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하며 올 들어서만 네 차례 단행된 금리인상 효과를 무색하게 했다. 올해 지급준비율을 다섯 차례 인상한 중국의 경우 지난달 CPI 상승률이 5월 7.7%에서 7.1%로 감소세를 나타냈으나 생산자물가지수(PPI)는 8.2%에서 8.8%로 오르며 혼조세를 드러내고 있다. 한편 선진시장은 경기침체 가능성이 더 부각되고 있다. 사이먼 존슨 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미국 경제가 앞으로 몇 분기 동안 정체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공개된 6월 일본은행(BOJ) 의사록에서도 일부 금융 정책위원들은 일본의 경우 물가상승보다 경제성장 둔화 위험에 더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IMF는 올 하반기 글로벌 경제 전반이 둔화되고 내년에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추정하면서 올해 전세계 경제성장률을 4.1%로 추정, 4월의 전망치(3.7%)보다 0.4%포인트 상향했다. 내년 경제성장률도 종전 3.8%에서 3.9%로 올려 잡았다. 그러나 이 같은 상향 전망은 지난해 성장률이 5%였던 것을 감안할 때 여전히 둔화 국면을 이어가는 것이며 인플레이션 압력에 의해 빛이 바랠 수 있다는 게 보고서의 논지다. 한편 IMF는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달 한국 정부와 연례협의 때 제시한 4.1%로 유지했다고 윤종원 IMF 한국대표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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