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의 중도좌파 정치인인 미첼 바첼렛(54) 후보가 칠레 역사상 첫 여성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남미권에서 4번째 여성 대통령이며 남편의 정치적 후광을 입지 않은 첫 여성 대통령이다. 이로써 중남미 전역에 좌파 열풍이 더욱 가열될 것으로 예상된다. 칠레 언론들은 15일(현지시간) 집권 중도좌파연합의 바첼렛 후보가 대선결선투표에서 승리, 당선이 확정됐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칠레 선거관리위원회 발표에 따르면 이날 밤 9시(현지시각) 현재 99.71%의 공식 개표율을 보인 가운데 바첼렛 후보는 53.49% 득표율을 올려 야권 중도우파연합의 세바스티안 피녜라 후보(46.5%)를 비교적 큰 차로 앞섰다. 바첼렛 후보가 속한 집권 중도좌파연합은 1973~90년 철권통치한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전 대통령의 군정종식 이후 연속 5번째 집권에 성공하게 됐다. 바첼렛 후보의 당선은 보수주의적 칠레 사회의 변혁을 대변함과 동시에 실용주의적 사회주의 노선을 표방한 좌파연합의 높은 인기를 반영한다는 평가다. 바첼렛 당선자가 소속한 사회당과 기민당을 주축으로 한 좌파연합은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등 개방경제를 지향하면서 인플레를 억제하며 연 평균 6%의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해왔다. 바첼렛은 소아과 전문의 출신으로 칠레 첫 여성 국방장관을 역임했다. 한편 칠레 좌파후보의 당선으로 중남미의 좌파 열풍이 더욱 가열될 것으로 분석된다. 브라질을 비롯해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베네수엘라에 이미 좌파 정권이 들어서있고 볼리비아에서는 이 나라 첫 인디오 출신 대통령으로 기록될 에보 모랄레스(46) 당선자가 오는 22일 공식 취임한다. 페루에서도 중령 출신의 좌파 후보 오얀타 우말라(43) 후보가 오는 4월9일 대선을 앞두고 여론조사 선두를 달리고 있다. 오는 7월2일 대선이 실시되는 멕시코에서도 중도좌파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오브라도르 전 멕시코시티 시장이 여론조사 1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