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업공사] 부실채권 7,724억원 매각성공

국내 기관투자가들이 사상 처음으로 정부로부터 부실채권을 인수해 투자에 나섰다.28일 성업공사는 지난 27일 실시한 부실채권 국제경쟁입찰 결과, 현대투자신탁-현대증권-골드만삭스와 동양종금-모건스탠리-서버스펀드 등 2개 컨소시엄을 낙찰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성업공사는 국내 금융기관으로부터 인수한 부실채권 7,724억원 어치를 이들 컨소시엄에 매각했다. 특히 이번 입찰에는 국내외 유수의 금융기관들이 참여, 경합을 벌임으로써 매각가격이 크게 올라가는 바람에 부실채권 정리를 통한 공적자금 회수에 청신호가 켜졌다. 성업공사는 5개 정리은행과 종금사 등으로부터 인수한 부실채권 9,149억원 어치(채권원금 기준)를 4개 묶음으로 나눠 입찰에 부친 결과, 3개 묶음 7,724억원 어치를 채권액의 16%선인 1,238억원(약 1억400만 달러)에 낙찰시켰다. 입찰에는 국내외 투자기관 9개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했는데 현대-골드만삭스 컨소시엄이 2개 묶음을, 동양-모건스탠리-서버스펀드 컨소시엄이 1개 묶음을 각각 낙찰받았다. 매각된 부실채권은 5개 정리은행 및 종금사로부터 매입한 법정관리 및 화의채권으로 진로·대농·우성건설 등 120여개 채무기업이 포함돼 있다. 이들 자산은 74%가 무담보 채권으로 이뤄져 있으며 성업공사의 매입원가는 700억원대인 것으로 알려져 약 500억원의 매각 이익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채권을 인수한 금융기관들은 해당 기업의 현금흐름이 좋아져 기업가치가 올라가면 다른 투자자에게 팔아 이익을 챙기게 된다. 성업공사 관계자는 『16%선인 낙찰률은 지난해 10월 골드만삭스가 2,080억원규모의 채권을 매입했을 때의 12%선보다 4%포인트나 높아진 것으로 한국 경제에 대한 투자자들의 낙관적인 전망을 반영하는 것』이라며 『경제회복 진행에 따라 앞으로 낙찰률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성업공사는 앞으로 매달 1~2차례의 국제입찰을 실시해 금년중 총 16조원 규모의 부실채권을 정리할 계획이다. 한편 낙찰이 유보된 1개 묶음은 주로 종금사 및 보증보험으로부터 인수한 채권으로, 성업공사는 『외국 투자자들이 이들 채권에 보증을 선 종금사의 신용도를 거의 인정하지 않아 저가 응찰했기 때문에 유찰시켰다』고 밝혔다. /한상복 기자 SBHA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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