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 110엔대 눈앞

일본 엔화가 연일 초강세를 지속하면서 달러당 110엔대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그러나 일부 국제경제 전문가들은 자금난에 몰린 헤지펀드가 단기차익을 겨냥, 엔화를 집중 매입하고 있다고 분석하면서 이로 인해 금융시장이 오히려 혼란에 빠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8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화는 오전 한때 120.70엔까지 치솟은 후 오후3시 현재 달러당 122.92엔을 기록, 전일보다 5.26엔이나 폭등했다. 도쿄시장에서 엔화가 120엔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10월말 이후 1년 만이다. 이에 앞서 엔화는 7일 뉴욕시장에서도 한때 119엔대까지 폭등했다가 달러당 120.25엔에 마감돼 하루 사이 8.8%나 폭등, 지난 74년 브레튼우즈 체제가 붕괴된 후 25년 만에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헤지펀드가 미국 재무부 채권을 매각하고 엔화를 대량으로 사들이고 있는데다 일본 정부가 금융개혁조치 등 경기 활성화에 적극적인 자세로 돌아선 것이 엔화 강세의 주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또 미국 경제가 앞으로 침체기로 돌아설 것이라는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경고도 엔화 매입을 부추겼다. 일부에서는 미국이 기존의 「강한 달러」 정책을 포기했다는 관측까지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도쿄 증시는 엔고 현상에 대한 경계심리가 확산되면서 닛케이(日經) 지수가 전일보다 799.55엔(5.78%)이나 폭락한 1만3,026.06엔에 마감됐다. 한편 엔화 강세에 힘입어 홍콩·싱가포르 등 아시아 각국의 주가와 통화도 일제히 강세로 돌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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