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암 씨앗' 용종, 30대부터 급증

육류위주 식습관·과음 주원인
발견율 18%로 20대의 2.6배


대장암으로 악화될 수 있어 '대장암의 씨앗'이라 불리우는 용종(대장 내의 작은 혹)의 발생률이 30대부터 급격히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대장항문학회는 9월 '대장암의 달'을 맞아 7개 대학병원(강동경희대병원·국립암센터·삼성서울병원·서울성모병원·서울아산병원·신촌세브란스병원·화순전남대학교병원)에서 2009~2011년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은 14만9,363명을 조사한 결과 용종(35.9%) 또는 대장암(0.5%)으로 진단받은 환자가 36.4%(5만4,359명)에 달했다고 5일 밝혔다.

대장내시경을 받은 환자 3명 중 1명꼴로 대장 건강에 적신호가 나타난 셈이다. 대장 내 용종 발견이 중요한 것은 대장암의 약 80~85%가 용종에서 발생되기 때문이다.

특히 비교적 대장암 발생의 안전한 연령층으로 꼽혔던 30대에서 용종 발견율은 17.9%로 20대의 2.6배에 달해 30대를 기점으로 급격히 증가하는 것을 알 수 있다. 30대 남성의 용종 발견율은 21.1%로 같은 연령대 여성의 발견율 13.2%를 크게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육류식품 소비증가 등의 서구화된 식습관과 과음 등이 대장암 발생에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고 지적한다.

학회 관계자는 "이제 30대도 대장암의 위협에서 안심할 수 없음을 보여주는 분석 결과"라며 "대장내시경 권고 대상 연령인 50대 전에도 조기검진 및 치료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권고했다.

통상 대장내시경은 50대 이후부터 권장되나 과거에 대장암을 앓았거나 가족력이 있는 경우, 염증성장질환이 있는 경우는 40대부터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고 학회 측은 당부했다.

전체적으로도 최근 3년간 용종 발견율이 해마다 1.5%(약 3,000명)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별로는 남성의 용종과 대장암 발견율이 42%로 여성(26%)보다 1.6배 높았다.

오승택 대한대장항문학회 이사장은 "최근 3년간 대장용종이나 대장암 발견율이 꾸준히 증가했다는 사실은 국내 대장암 위협이 심각한 수준임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대장암을 조기에 예방하고 완치하기 위해서는 이제 모든 연령층에서 대장내시경을 필수 검진으로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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