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시밀러·헬스케어 등 '미래 신사업' 추진 탄력 받을듯

[이건희 前회장 경영복귀] 투자결정 못내려 머뭇대던 사업들… '도장 쥔' 오너복귀로 구체화 기대
올 전체 투자액도 크게 늘어날듯


"현재 삼성 최고경영자(CEO)들이 모두 뛰어난 역량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몇 조원이 투자되는 신사업에 이들 CEO들이 선뜻 결정을 내리기는 쉽지 않습니다." 이건희 삼성 회장 복귀에 대해 삼성의 한 고위관계자는 "무엇보다 바이오시밀러ㆍ태양전지ㆍ헬스케어 등 삼성그룹이 추진하는 미래 신사업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며 "이번 복귀가 삼성그룹의 신사업 및 투자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실제 삼성그룹 내부에서는 대규모 자금이 투자되는 신사업에 확실히 '도장'을 찍어줄 사람이 없다는 이야기가 지속적으로 흘러나왔다. 누군가는 책임져야 하는데 그가 바로 '이건희 회장' 이라는 이야기다. 삼성그룹은 미래 먹을거리를 발굴하기 위해 지난 2007년 신사업팀을 가동했는데 당시 신사업팀 신설을 지시했던 사람이 바로 이 회장이다. 그는 사면복권 후 1월9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행사에 참석, 신사업에 대해 "아직 멀었다. 10년 전에 여기 삼성(부스)이 지금의 5분이1 크기였다. 구멍가게 같았다"며 "까딱 잘못하면 삼성도 그렇게 될 수 있다"며 신사업에 애착을 보이기도 했다. 이 회장이 경영 일선에 참여함에 따라 당장 삼성이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추진하고 있는 바이오시밀러 신사업이 가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해외 유명 제약사와 조인트벤처를 설립하기 위한 최종 조율을 진행하고 있는 상태다. 아울러 바이오시밀러 연구인력도 이미 600명가량을 확보해놓은 상태로 정식 출발만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협상이 거의 마무리단계로 이 회장 복귀로 투자금액도 당초 5,000억원에서 1조원대로 늘어나는 등 바이오시밀러사업 구상이 더 커질 것 같다"고 강조했다. 시험가동에 들어간 태양전지도 곧 상업생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현재 삼성전자 LCD 사업부에서 30㎿급 규모의 시험라인을 가동하고 있다. 이미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곧 100㎿급으로 규모를 늘려 본격적인 양산에 나설 것이라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시험가동에서 양산으로 가는 시점이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헬스케어도 사업 추진이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헬스케어 대표상품인 의료기기 개발을 끝냈고 판매 등을 위해 중외제약과 업무제휴도 마친 상태다. 헬스케어사업 협력 범위도 전자에서 벗어나 삼성테크윈 등 다른 계열사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차세대 전지 등 그린에너지도 주목받고 있다. 삼성은 삼성SDI와 전자를 주축으로 차세대 전지, LED 조명사업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른바 삼성그룹이 신사업으로 추진하는 바이오ㆍ그린에너지ㆍ헬스케어ㆍ태양전지 등의 신사업이 하나둘 가시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올해부터 삼성전자 신사업추진단장을 맡으면서 사실상 그룹 신사업을 총괄하는 김순택 부회장이 이 회장을 어느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는 점도 긍정 요인이다. 김 부회장은 비서실, 비서팀장, 비서실 운영상무 등 20년 가까이 비서실에 근무했다. 이렇다 보니 이 회장의 측근 중 한 명으로 꼽히고 있다. 신사업 외에 올해 투자 규모도 당초 계획보다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당초 삼성그룹이 목표로 한 올해 투자금액은 26조원이다. 하지만 이는 보수적으로 잡은 수치다. 이제 '이건희 체제'로 바뀌면서 이 같은 투자 및 경영 목표에도 더욱 공격적인 변화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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