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불투명해도 앞다퉈 점포 확장대형 유통업체들이 국내경기가 불투명함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하반기에 투자를 집중하는 등 영토확장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유통업계가 ‘현금장사’라는 점에서 자금부담이 적은데다 대형사 위주로 시장구도가 재편되고 있는 점도 이 같은 투자열기를 부추기고 있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ㆍ신세계 등 주요 유통업체들은 하반기에만 모두 1조5,000억원대의 투자를 책정해놓고 있다.
또 신규 채용인력도 1만여명으로 크게 늘려잡았다. 이는 상반기 투자규모에 비해 50% 이상 급증한 것이며 인력도 25% 정도 늘어난 셈이다.
먼저 롯데쇼핑의 경우 지난 상반기에 3,000억원을 투자한 데 이어 하반기에도 여세를 몰아 모두 4,000억원을 신규 투자할 방침이다.
롯데백화점은 하반기에 울산점과 동래점 등 두 곳을, 내년에도 안양ㆍ인천ㆍ창원 등 세 곳을 개점할 예정이다. 여기에 할인점인 롯데 마그넷은 하반기 중 10개 점포를 열고 내년에도 13~15개 점포를 개점할 계획이다.
신세계도 할인점 이마트를 중심으로 물량공세를 퍼붓고 있다. 신세계는 7월부터 하반기에 모두 4,5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상반기의 경우 4,000억원을 투자하는 데 머물렀다. 이마트는 상반기에 7개 점포를 개설했으며 오는 9월부터 4개월 동안 수원ㆍ광주ㆍ포항ㆍ여수 등 8개 점포를 한꺼번에 개설할 예정이다.
또 현대백화점은 올 한해 동안 1,150억원의 자금을 점포 개설 등에 투자한다. 특히 다음달 말 개점하는 서울 미아점의 경우 매장면적만도 1만평에 달해 전국 12개 점포 중 최대규모를 자랑한다.
삼성테스코가 운영하는 홈플러스는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거침없는 점포 확장에 나서고 있다. 테스코의 하반기 투자규모는 4,500억원으로 상반기(1,700억원)보다 165%나 늘어날 전망이다.
이밖에 현대홈쇼핑 등 3개 신규 홈쇼핑사도 이르면 올해 안에 방송을 개시하기 위해 앞다퉈 투자를 늘리고 있으며 세븐일레븐ㆍ훼미리마트 등 편의점업계도 하반기에 업체 당 150~200개 점포를 새로 오픈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유통업계의 인력채용도 봇물을 이루고 있다. 신세계는 상반기에 2,500명을 채용한 데 이어 하반기에만도 3,000명을 신규 채용할 계획이며 삼성테스코는 하반기에 5,510명의 인력을 새로 받아들일 계획이다.
롯데는 하반기에 대졸공채 및 판매전문직 1,300여명을 채용하고 경력사원의 경우 상반기보다 두배 이상 늘어난 200여명을 채용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대형 백화점 및 할인점들은 최소한 2005년까지 꾸준한 확장전략을 펼쳐나갈 것”이라면서 “유통시장 장악과 효율성을 갖추자면 투자확대를 통한 다점포화 전략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상범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