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간첩 의혹 안와르 징역1년, 집행유예 2년

서울중앙지법 형사단독1부(정선재 부장판사)는 10일 미군기지의 위치 등을 파악해 탈레반에게 넘겨줬다는 혐의를 받은 이슬람 종교 지도자 안와르 울하크(31)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안와르가 ‘지하 울 하크’라는 이름으로 위조 여권을 제작하고 네 차례 우리나라를 출입한 혐의와 위조여권을 토대로 운전면허증 및 외국인 등록증을 발급받은 혐의 등을 인정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안와르가 탈레반과 밀접한 관계로 간첩활동을 벌이며 국내 주둔하고 있는 미군기지를 정탐했다는 검찰의 주장은 인정하지 않았다. 검찰은 지난달 24일 안와르가 국가 기밀에 해당하는 정보를 탈레반에 넘겼다며 징역 3년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안와르가 탈레반에 보고한 주한 미군기지의 위치나 주둔병사 규모 등의 정보는 대한민국 시민이라면 누구나 쉽게 알 수 있는 내용이고 안와르가 10년 동안 국내에 살면서 수집한 정보치고는 빈약하다”고 밝혔다. 다만 “피고 안와르는 징역형을 피하지만 이 재판 결과가 곧 대한민국에 합법적으로 체류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판시해, 별다른 법적 조치가 없는 경우 안와르는 향후 가족과 함께 추방될 것으로 예상된다. 안와르 울 하크는 그동안 대구 이슬람 사원에서 종교지도자 이맘(성직자)으로 활동해 왔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