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경제가 58개월간 경기확장이라는 사상 최장기 호황 기록을 세웠다. 기업들이 ‘부채ㆍ인력ㆍ설비’의 3대 과잉을 털어내는 과감한 군살빼기와 생산성 향상에 성공하면서 지난 90년대 거품붕괴로 촉발됐던 ‘잃어버린 10년’을 뒤로 하고 일본 경제가 완벽하게 부활했다는 평가다. 다만 내수부진이 계속돼 경기회복 속도가 느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일본의 이번 호황이 강력한 구조조정 효과에 의한 기업 수익을 바탕으로 해 내수부진에도 불구하고 쉽게 퇴조하지는 않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22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오다 히로코 경제재정상은 ‘경기가 회복되고 있다’는 내용의 11월 월례 경제보고서를 이날 저녁 각의에 제출했다. 이로써 일본 경제는 57개월 연속 호조를 보였던 ‘이자나기’ 경기(65년 11월~70년 7월)의 기록을 깨고 58개월째 확대기조를 이어가면서 사상 최장 기간 호황을 구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오다 경제재정상은 월례 경제보고서에서 “기업 부문의 호조가 지속되고 있고 이것이 가계 부문으로 파급돼 국내 민간수요를 지지함으로써 경기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11월 일본 경기가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개인소비 둔화를 반영해 경기의 기조판단을 낮춘다”며 “그동안 경기 회복세를 지탱해왔던 기업과 개인소비ㆍ수출의 균형이 다소 무너졌다”고 덧붙였다. 기조판단을 하향 수정한 것은 2004년 12월 이후 1년11개월 만의 일로 소비둔화 현상에 대한 우려를 반영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 경제가 수출에서 내수로 서서히 옮겨지고 있고 설비투자 지속과 개인소비 증가로 호황 국면이 지속될 것이라는 데 무게가 실리고 있다. 한편 일본 정부의 공식적인 경제부활 선언으로 금리인상 논란이 다시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투자은행인 메릴린치의 제스퍼 콜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일본 매크로 보고서’를 통해 “12월15일 발표되는 단칸(단기경제관측) 보고서에서 비교적 강세를 보일 경우 12월에라도 금리인상이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