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0년 만에 세계적인 정보기술(IT) 기업으로 성장한 삼성전자가 새로운 출발점에 섰다. 앞선 업체들을 따라잡는 후발주자에서 새로운 제품으로 새로운 시장을 열어가는 글로벌 리더로 거듭나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지난해 입주한 서울 서초 삼성사옥 전경.서울경제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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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창립 40년 만에 세계 기업사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기적을 만들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또 다른 미래를 향해 더욱 큰 도전에 나서고 있다. "디지털 시대 1년의 변화는 아날로그 시대 100년의 변화에 맞먹는다. 21세기 디지털 시대의 정상에 서기 위해서는 창조적 발상과 혁신으로 미래에 도전해야 할 것"이라는 이건희 전 삼성 회장의 말(2007년 신년사)처럼.
삼성전자는 현재 반도체와 LCD•TV 등 초일류 상품을 꾸준히 발전시켜나가는 것 외에도 100년 기업을 위한 미래 성장 프로젝트도 하나 둘 가시화하고 있다. 단일 기술에서 벗어나 기술ㆍ산업 간 융합을 통해 바이오•헬스•태양전지 등의 분야에서 글로벌 1등을 향한 질주가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더블 컨버전스'에 도전한다=삼성전자의 미래는 창의적 사고를 강조하기 위해 핑크빛 재킷(2006년 뉴욕 사장단회의)을 입었던 이 전 회장이 강조했던 창조경영에서 엿볼 수 있다.
과거 삼성은 발 빠른 추격자(fast followers)로서 성장을 해왔다면 앞으로는 새로운 제품으로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나가는 개척자가 돼야 하는 상황이다. 남들이 생각하지 못한 제품으로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내야 한다.
현재 삼성전자는 디지털 기기 간 융합을 뜻하는 디지털 컨버전스에서 한발 더 나아가 산업 간 융합을 의미하는 '더블 컨버전스'에 도전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세계 최고인 반도체와 LCD•TV 등의 기술력을 다른 산업과 기술에 접목시켜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이 그것"이라며 "U헬스가 의료와 정보기술(IT)이라는 두 산업을 결합한 상품이듯 더블 컨버전스를 통해 미래 먹을거리를 만들어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이윤우 부회장과 최지성 DMC 부문장 등 최고경영진이 연일 '창조적 긴장감을 갖고 협업을 통한 시너지 효과 창출'을 강조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차별화된 새로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조직과 산업 간 경계를 뛰어넘어 이를 융합한 차세대 상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바이오ㆍ헬스, 태양전지, 헬스케어, 시스템 LSI(비메모리), 와이브로 등 6가지 분야를 신수종 사업으로 선정해 육성해오고 있다. 바이오ㆍ태양전지 등 미래 신사업에서 반도체와 LCD 기술 등 초일류 기술 접목을 통한 새로운 시너지 창출이 시도되고 있는 것이다.
◇바이오시밀러 등은 눈앞에=현실화되는 미래 신사업도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말이나 내년 초 공장 신축 등 바이오시밀러 생산을 위한 토대마련 작업에 나선다. 헬스케어 시장 진출 움직임도 본격화된다. 올해 중으로 세부 진출방안을 확정하고 내년부터 본격화할 계획이다.
시험용 라인 가동에 들어간 태양전지도 내년에 본격적인 가동을 시작으로 상업생산을 위한 발걸음에 한발짝 다가선다. 태양전지의 경우 이미 삼성전자는 결정계와 박막형에서 상업생산을 위한 연구개발을 완료한 상태다. 삼성전자는 최근 태양전지 등 녹색 분야에 오는 2013년까지 5조4,000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와 관련, 업계의 한 관계자는 " 반도체 등 부품과 TV 등 세트를 고루 갖춘 삼성전자는 전세계 어느 기업보다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회사"라며 "한마디로 몇 개의 회사를 합쳐놓은 게 삼성전자"라고 말했다. 그만큼 시너지 효과에 따라서는 앞으로 미래 산업에서도 또다시 '고속성장'이라는 제2의 신화창조도 가능한 셈이다.
◇새 리더십 확립 등 현안도=100년 기업으로 나아가는 삼성전자의 입장에서 새로운 리더십을 세워야 하는 것도 현실적 과제다. 지난 40년간 삼성전자의 성장에는 고 이병철 선대 회장, 이건희 전 회장의 걸출한 리더십이 큰 역할을 했다.
그러나 지난해 특검 이후 삼성전자는 오너 리더십의 공백을 맞고 있다. 현재 유지되고 있는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 계열사들의 독립경영체제는 오랜 기간 지속될 수 없을 것이라는 게 삼성 내외의 전망이다.
결국 이 전 회장의 장남 이재용 전무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리더십이 확립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삼성이 어떤 해법을 내놓을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삼성전자를 이끌고 있는 최지성 DMC사장, 권오현 반도체 총괄 사장 등이 잇따라 오너 리더십의 필요성을 직ㆍ간접적으로 언급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한편 삼성전자는 30일 서울 서초구 삼성 본관에서 전ㆍ현직 최고경영자, 임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창립 40주년 기념식 및 비전선포식'을 가진다. 특히 이 자리에서는 삼성전자의 비전과 구체적인 목표가 공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