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 차남·측근 8일까지 출석하라

검찰 최후통첩… 불응 땐 강제소환 검토

검찰이 소환 통보에 응하지 않는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와 측근들에 대해 최후통첩을 보냈다. 이번 사건의 핵심 관계자인 유씨 일가의 소환이 늦어질 경우 검찰이 목표로 하고 있는 이달 중 수사결과 발표가 어려워질 수 있고 입을 맞추고 증거를 인멸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세월호 실소유주 비리'를 수사 중인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2차장검사)은 유 전 회장의 차남 혁기(42)씨와 김혜경(52) 한국제약 대표이사, 김필배(76) 전 문진미디어 대표 등 측근에게 오는 8일까지 검찰에 출석하라고 통보했다고 2일 밝혔다.

검찰은 지난 29일까지 검찰 조사에 응하라고 했으나 불응하자 이날 오전까지 출석하라고 2차 소환을 통보한 바 있다.

검찰은 이들이 3차 소환에도 불응할 경우 여권을 무효화하고 체포영장을 청구하는 등 강제 수사를 하는 방안을 검토할 방침이다.

아울러 장남 대균(44)씨와 유 전 회장을 먼저 불러 혁기씨 등의 자진 출석을 압박하는 방안도 신중히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해외 체류 중인 만큼) 1차 소환 불응은 어느 정도 이해해줄 수 있으나 2차 소환까지 한 마당에 (나오지 않는 것은) 납득이 가지 않는다"면서 "이번이 마지막 통보다. (나오지 않으면) 필요한 절차를 하겠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들이 유 전 회장 일가의 수백억대 횡령과 배임, 조세포탈 등 혐의에 깊이 연루된 만큼 반드시 조사해 유 전 회장 일가의 범죄혐의를 밝힐 계획이다.

유 전 회장의 경영 계승자로 알려진 차남 혁기씨는 지주회사인 아이원아이홀딩스 지분 19.44%, 계열사 온지구 지분 7.11%를 보유하고 있으며 문진미디어 대표도 맡고 있다.

특히 페이퍼컴퍼니 '키솔루션'을 통해 계열사로부터 경영컨설팅과 상표권 등의 명목으로 최소 수십억원의 수수료를 받아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혁기씨는 이 같은 비자금을 활용해 미국 뉴욕과 캘리포니아주 등에 수백만 달러 상당의 저택과 부동산을 구입했고 이 과정에서 외환거래법을 위반한 정황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유 전 회장 비서 출신으로 알려진 김혜경 대표는 아이원아이홀딩스 3대 주주(6.29%)이며 한국제약과 방문판매회사인 다판다의 대주주로도 올라 있다.

김필배 전 대표는 문진미디어 대표를 맡을 당시 유 전 회장 3부자와 관계사들의 거미줄 같은 지배구조를 계획한 인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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