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銀 BIS비율 산정시 회계기준 이상했다"

"BIS 비율 낮게 나오도록 보수적 기준 적용"

외환은행이 2003년 매각 시점에 일부러 보수적인 회계기준을 적용해 BIS비율이 낮게 나오도록 유도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은행권의 일반적인 회계준칙과 다른 회계법인의 실사보고서를 BIS비율을 산출하는 데이터로 이용한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도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 16일 연합뉴스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외환은행은 2003년 당시 시중은행들이 일반적으로 적용하는 회계기준인 '기업 회계기준'이나 '은행업 회계처리 기준'이 아닌 삼일회계법인의 실사보고서(순자산가액 검토보고서)를 기초로 BIS비율을 산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실사보고서에서 적용되는 회계기준은 기업 회계기준이나 은행업 회계처리기준에 비해 엄격해 재무적으로 부정적인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삼일회계법인도 당시 실사보고서 본문에서 "자산부채 평가 기준은 기업회계기준이나 은행업에서 일반적으로 인정되는 회계처리 기준과 일치하지 않는다"고 표현, 일반적인 BIS비율 산정시와 다른 기준이 적용된다는 점을 시사했다. 외환은행은 2003년 7월 금융감독원에 BIS 산출과 관련된 데이터를 제공하면서중립적인 시나리오(2003년말 BIS 비율 9.33%)에는 삼일회계법인이 2002년말 기준 데이터를 토대로 2003년 3월께 작성한 순자산가액 검토보고서를 활용했다. 동시에 제출한 보수적인 시나리오(2003년말 BIS 비율 6.16%)는 외환은행이 삼일회계법인의 보고서를 토대로 2003년 7월 시점에서 추가 발생한 부실을 평가해 작성했다. 2003년 중반으로 들어서면서 카드 부실 및 유가증권 평가손이 커지자 이를 실사보고서에 반영해 데이터를 산출한 것이다. 어찌됐든 두 시나리오의 기준이 된 보고서는 삼일회계법인이 작성한 실사보고서였던 셈이다. 국회 문서검증반에 전문가 자격으로 참가한 김경율 공인회계사는 "실사보고서에서 이용되는 회계원칙은 여러가지 측면에서 보수적인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며 "파는 사람으로서 자산가치를 부풀리는 것이 정상적인데 외환은행은 보수적인 결과가 나오는 실사보고서를 BIS비율 산출의 기본 데이터로 활용해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 회계사는 "외환은행 매각의 가장 중요한 논점이 BIS 비율인데 여기에 입력된 데이터가 일반적인 BIS 산출시에 사용되는 데이터와 다른 기준에 의해 선별된 것이라면 치명적인 약점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 시중은행의 회계부서 책임자는 "시중은행들은 회계법인의 실사보고서를 토대로 BIS비율을 산출하지 않는다"며 "왜 이같은 수치를 활용했는지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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