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속 대형 TV·냉장고 잘나가네

소형·소용량보다 가격 대비 실속있는 제품 판매 급증
700리터 냉장고·46~47인치 LCD TV 인기

이사ㆍ결혼시즌을 맞아 불황에도 가격 대비 실속있는 대형 가전제품들이 높은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가전매장을 찾은 소비자들이 대형 LCD TV를 고르고 있다.

불황속에서도 좀더 크고 고급사양을 갖춘 TV, 냉장고 등의 가전제품들이 최근 상당한 인기를 끌고 있다. 22일 가전ㆍ유통업계에 따르면 이사ㆍ결혼시즌을 맞아 각종 가전제품 할인행사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소비자들의 가전제품 선택기준이 단지 저렴한 가격의 소형ㆍ소용량 제품보다는 가격대비 실속 있는 대형ㆍ대용량의 가전 중심으로 옮겨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냉장고는 지난해 680리터대가 인기 모델이었지만 최근에는 불황속에서도 700리터 이상 대용량 제품이 더 선호되고 있다. 세탁기도 지난해 12~13kg급이 주종을 이뤘지만 올들어 15kg이상 대용량제품도 할인행사를 통해 판매량이 늘고 있다. 실제 지난 5일 현대홈쇼핑이 마련한 가전특별전에서는 단 3시간동안 100만원 안팎 가격대의 삼성전자 지펠 양문형냉장고가 610여대 정도 팔려나갔다. 이 같은 판매량은 지난해 이맘때 편성한 가전행사와 비교해 40%정도 늘어난 것. 특히 판매모델중 홈바를 갖춘 746리터짜리 대용량모델(119만원)은 682리터등 하위 모델보다 10만~20만원 비쌌지만 판매량절반에 가까운 300대이상이 팔렸다. 이달 혼수가전세일을 열고 있는 하이마트에 따르면 LCD TV도 30인치대나 40인치 초반대보다는 200만~210만원대 가격의 46~47인치 모델을 가전매장에서 제공하는 할인쿠폰등을 이용해 180만~190만원대로 구입하는 신혼부부들이 늘고 있다. 이런 현상은 냉장고, 세탁기 등은 한번 구입하면 7~8년이상 쓰기 때문에 불황일지라도 미래 가족 구성원까지 고려해 장기적인 안목에서 제품을 선택하는데다, 할인판매를 적극 이용할 경우 고급사양 가전도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강대현 하이마트 대치지점장은 "혼수 가전제품의 경우 신혼부부들이 생각하는 예상구입금액이 지난해에 비해 절반 정도 줄어든 것 같다"며 "하지만 TV, 냉장고 등 필수 가전은 제품사양을 낮추기 보다는 할인제품을 고르더라도 대형을 선택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현대홈쇼핑 가전특별전에서도 LG전자 액스캔버스 LCD TV42인치(119만원)가 500대 이상 팔리며 지난해 같은시기 행사때 109만원의 PDP TV 판매대수(300여대)를 크게 웃돌았다. 오형주 현대홈쇼핑 마케팅과장은 "불황이지만 더 이상 가전구입을 미룰 수 없다고 판단한 소비자들이 늘면서 최근 교체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가전ㆍ유통업체들도 싼 제품으로 관심을 끌기 보다는 고급ㆍ대형모델을 할인해주는 전략에 치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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