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완 파워… 린·왕젠민·청야니 등 '황색돌풍'


왕젠민(32)부터 청야니(23), 그리고 이번에는 제러미 린(24)까지. '타이완 파워'가 세계 스포츠계를 강타하고 있다. 종목도 다양해 미국프로야구(왕젠민)를 시작으로 여자골프(청야니)를 찍고 미국프로농구(린)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코비 꺾은 하버드 졸업생 린=부모가 대만인인 대만계 미국인 린. NBA 뉴욕 닉스 소속의 그는 최근 5경기 연속으로 20점 7어시스트 이상을 올렸다. 아시아계의 NBA 진출은 제법 있었지만 거의 다가 '거인 체격'으로 승부하는 유형이었다. 하지만 린의 키는 191㎝, 포지션은 야전사령관 격인 포인트가드다.

하버드대 경제학과 출신의 대만계 '엄친아'가 신들린 활약을 펼치며 바닥권의 팀에 5연승을 안긴 '신데렐라 스토리'는 뉴욕뿐 아니라 전미(全美)를 들썩이게 했다. 방출 위기에 몰렸던 린은 밑져야 본전 식으로 주어진 기회에서 감독의 눈을 다시 뜨이게 했고 지난 11일(이하 한국시간) LA 레이커스전 38점 7어시스트로 클라이맥스를 열어젖혔다.

◇자국 브랜드 본격 홍보하는 청야니=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 청야니는 올 시즌부터 'acer(에이서)' 로고가 정면에 찍힌 모자를 쓴다. 지난해까지는 아담스 골프였다. 에이서는 대만의 글로벌 PC 업체. 지난달 에이서가 청야니와 후원계약을 하면서 대만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스포츠스타가 자국 브랜드를 홍보하는 셈이 됐다. 지난해 매출이 다소 주춤했던 에이서는 청야니를 전면에 내세운 광고 등을 통해 공격적인 시장 공략에 설 계획이다.

지난해 혼자서 12승을 쓸어 담은 청야니는 비록 12일 호주 멜버른에서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개막전 호주여자오픈에서 우승에는 실패했지만 복통 탓에 기권까지 생각했던 경기에서 공동 8위에 오르며 건재를 과시했다.

◇100승 향해 다시 뛰는 왕젠민=린과 청야니에 앞서 대만하면 떠오르는 스포츠스타는 투수 왕젠민이었다. 2005년 최고 명문 뉴욕 양키스를 통해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그는 2006∙2007년 2년 연속 19승을 쌓았다. 한 시즌 아시아인 최다승이었고 2006년에는 아메리칸리그 다승왕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발목∙어깨 등 연이은 부상 불운에 시달린 끝에 2009년 1승을 추가하는 데 그친 뒤 양키스에서 쫓겨났다.

오랜 재활을 끝내고 지난해 워싱턴 내셔널스 소속으로 4승을 올리며 재기 조짐을 보인 왕젠민. 그는 통산 100승을 향해 다시 스파이크 끈을 조이고 있다. 왕젠민의 통산성적은 59승29패, 평균자책점 4.15. 메이저리그 아시아인의 통산 최다승은 박찬호(한화 이글스)가 갖고 있는 124승이다.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훈련 중인 왕젠민은 13일 "부상 후유증은 떨친 지 오래다. 마운드에 서는 일이 항상 설렌다. 올 시즌 팀의 플레이오프 진출을 이끌겠다"고 말했다.

왕젠민 말고도 대만 출신 투수 천웨인이 지난달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3년간 1,130만달러의 좋은 조건에 입단 계약을 해 또 다른 '황색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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