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19일 경부고속철도 금정산ㆍ천성산 터널을 당초의 정부 원안대로 건설키로 했다. 또 불교계 등의 반대로 노선 결정이 미뤄졌던 서울외곽순환도로 사패산 구간은 `공론조사`를 거친 뒤 추진키로 했다. 경인운하는 방수로와 제방도로를 우선 건설한 뒤 경제성을 재검토키로 해 사실상 유보했다.정부는 이날 오후 고건(高建) 국무총리 주재로 국정현안 정책조정회의를 열어 지연돼온 3대 국책사업의 추진 방침을 이같이 결정했다.
최종찬(崔鍾璨) 건설교통장관은 이날 “경부고속철은 현재 노선이 최적임을 확인했다”면서 “사업이 지연되면 연간 2조5,000억원의 손실이 발생하는데다 노선을 변경할 경우 7년 이상 사업이 지연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연 및 사찰 수행환경에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시공방안을 마련해 전 과정을 공개하겠다”고 덧붙였다. 고속철 금정산ㆍ천성산 구간은 경남 양산시 천성산과 부산 금정산에 각각 13.2km, 12.5km의 터널을 설치하는 공사로 3월 이후 공사가 중단됐다.
정부는 또 1년 10개월간 공사가 중단된 북한산 국립공원 내 사패산 터널과 관련, 불교계 등에 공론조사에 참여를 권유키로 했다. 공론조사에는 1~3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보여 이르면 연말에나 최종 노선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불교계가 공론조사 참여를 거부할 것으로 보여 정부가 원안대로 공사를 강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북한산 관통도로는 서울외곽순환도로 가운데 일산-퇴계원 36.3km 구간의 일부로 11월 공사가 중단됐다.
경인운하의 경우 상습 수해지역인 굴포천 유역 방수로와 제방도로를 먼저 건설한 뒤 경제성 등을 재검토해 운하 건설 여부를 결정하는 단계적 추진방식을 택했다. 최 장관은 한국개발연구원(KDI)의 권고와 경제성ㆍ물동량에 대한 재검토 필요성을 제기한 감사원의 감사 결과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