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N엔터에 싸늘한 시선

"3000억대 유상증자 명분 없다"
이틀 연속 하락세

NHN엔터테인먼트(181710)의 3,000억원대 유상증자를 놓고 증권가의 반응이 싸늘하다. 조달자금의 사용처별 목적이 명분이 없고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NHN엔터는 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날보다 3.68%(3,200원) 떨어진 8만3,700원에 거래를 마치며 유상증자 계획을 밝힌 후 2거래일 연속 하락 마감했다.

NHN엔터는 지난 7일 신사업 강화와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일반주주를 대상으로 3,485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이 중 43%에 달하는 1,500억원을 간편결제사업 진출 관련 마케팅 비용으로 사용한다고 밝혔다.

증권가에서는 단순한 마케팅 비용 집행만으로는 결제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창영 유안타증권(003470) 연구원은 "간편결제시장은 국내외 대형 결제업체들의 진출로 관련 서비스가 쏟아져 이미 높은 진입장벽이 형성돼 있다"며 "플랫폼 없이 단순히 마케팅 비용 투입만으로 다른 업체보다 경쟁우위를 나타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용자 트래픽과 가맹점 확보 등 모바일 결제 서비스 성공 요인이 부재한 상황에서 마케팅 비용만 늘리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실제 NHN엔터는 그동안 한국사이버결제·파이오링크 등 전자상거래나 정보기술(IT) 솔루션 사업을 위한 기업에 대한 인수합병 및 지분투자는 많이 진행했지만 막상 플랫폼 기업과 관련한 투자는 없었다. NHN엔터 관계자는 "우선 간편결제서비스는 크로스보더(국경을 넘는) 전자상거래 서비스 위주로 진행할 계획"이라며 "구체적인 투자 항목이 정해지지 않은 만큼 결제 서비스 홍보 비용뿐만 아니라 플랫폼 구축이나 관련 업체 인수합병에 쓸 여지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또 "유입액의 40%인 약 1,400억원은 게임사업 투자를 위한 것"이라며 "모바일 게임 특성상 대규모의 자금이 들어갈 만한 사업이라고 보기 어렵고 투자비용 대비 수익이 작아 불확실성이 높은 사업이라는 점에서 유상증자의 명분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NHN엔터 관계자는 "게임사업 투자에 들어가는 비용은 580억원 정도며 NHN플레이아트에 출자되는 자금은 웹툰 서비스에 쓸지 게임에 쓸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이어 "게임 사업 하나에 의존하기에는 업황 전망이 어두운 게 현실"이라며 "신사업 진출로 안정적인 캐시카우가 확보되면 일반주주들에게도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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