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터리] 100의 의미-최동규 특허청장


특허청장으로 부임한 지 100일이 넘어섰다. 우리는 일상에서 100이라는 숫자에 특별한 완성의 의미를 부여한다. 특허제도도 그렇다. 발명이 99라면 발명에 부족한 1을 채워 100으로 완성시키는 것이 특허제도다. 아무리 좋은 발명도 특허제도로 보호받지 못하면 남들이 유사한 복제품이나 모방품을 만들어도 발명에 대한 특허권이라는 독점적 권리를 주장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발명의 종착점은 특허라고 할 수 있다.

요즘 기업들은 이러한 특허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어서 새로운 제품을 기획할 때부터 촘촘한 특허 그물망을 형성해가고 있다. 그래서 아이디어 구상 단계에서부터 불필요한 특허 분쟁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경쟁 기업의 특허 그물을 피해가거나 그물을 완벽하게 뚫는 것을 염두에 둔 연구개발이 필수적이다. 이런 의미에서 특허는 발명의 시작점이라 할 수 있다.

필자의 30여년간의 공직 생활에서 변하지 않는 신념 중 하나는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일은 건전한 상식을 가지면 같은 결론이 나야 한다는 것이다. 지적재산권 제도도 마찬가지다. 현재로서는 우리의 지적재산권 제도가 최선의 제도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이렇게 돼야 한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있다면 이를 사람들이 쉽게 이해하고 공감하는 방향으로 만들어나가고자 한다. 특허가 발명의 종착점이자 시작점이듯 국민이 지적재산권 제도를 쉽게 이해하고 활용해 창의적인 아이디어의 시작과 마무리를 잘할 수 있게 말이다.

취임 후 지난 100일간 많은 일이 있었지만 무엇보다 필자에게 신문 지면을 통해 지적재산권 제도를 알릴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 기뻤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경제신문에 연재해야 한다는 부담감에 기대 반 설렘 반으로 글을 쓰기 시작해 벌써 두 달의 시간이 지나갔다. 그동안 필자의 글을 읽어주신 독자들의 질타와 격려가 모두 즐거움의 하나였다. 항상 원고를 쓰면서 왜 필자는 좀 더 쉽고 재미있게 생각을 정리하지 못했는가 하는 아쉬움도 진하게 남는다. 신문 지면에 부족한 글을 게재한 것은 아닌지 본의 아니게 폐를 끼친 것은 없는지 걱정이 들기도 했다. 연재 기간 동안 필자의 글에 전문가가 아닌 독자들이 이해하기 어려웠거나 독자들의 고개를 갸우뚱하게 한 부분이 있었다면 그것은 모두 필자의 불찰이다. 그래서 어쭙잖은 전문가인 필자의 글로 혼란을 일으키는 것은 아닌지 항상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원고를 넘겨왔다. 서툰 글솜씨로 두 달간의 글쓰기 여정은 끝이 나지만 필자는 지적재산권 제도를 국민에게 알리기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이다. 다시 한 번 지면으로 필자의 생각을 정리하고 같이 공감해볼 수 있었던 기회를 소중히 생각하며 다음 필진의 다양한 분야에 대한 즐겁고 공감이 가는 이야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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