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좀 더 맞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는 없을까." 국내 SNS 이용자가 급증하면서 '필요와 취향'을 고려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미투데이처럼 각자 다른 목적으로 가입해 중구난방식 소통에 휩쓸리기보다 자신만의 요구와 취향에 맞춘 SNS를 찾는다는 이용자들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이 같은 추세에 맞춰 비즈니스 인맥관리용 SNS, 고교생용 SNS 등 '특화 SNS'가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우선 국내 비즈니스 인맥관리용 SNS로는 '링크나우(Linknow)'가 인기를 끌고 있다. 링크나우에선 각자 올린 프로필을 바탕으로 소통이 이뤄진다. 예를 들어 모바일 개발자인 A가 경쟁사의 B씨와 자연스럽게 접촉할 수 있으며, 업무 도중 막히는 부분이 있을 때 전혀 다른 분야의 종사자인 C씨에게 궁금한 점을 물어볼 수도 있다. 링크나우의 가입자 수는 현재 10만명을 넘어섰다. 이와 유사한 서비스로 미국에서 먼저 시작된 '링크드인(Linkedin)'은 최근 가입자 1억명을 확보했으며, 회원들끼리 만나 창업하는 등의 사례도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라는 망망대해에서 친구를 찾기가 막막한 이용자들을 위해 친밀함을 내세우는 SNS도 늘어나고 있다. 미디어레의 '잇글링'은 온라인에서 자주 접촉하는 이용자들을 자동으로 연결해주는 SNS 서비스다. 헬리젯이나 하이데어 등도 보다 소규모로 친밀한 소통이 가능하다는 장점 덕에 유명세를 얻고 있다. 이처럼 속속 등장하고 있는 특화 SNS는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같은 '대형 SNS'가 놓친 틈새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또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의 북적거림이 싫다거나 새로운 커뮤니티, 보다 실용적인 커뮤니티를 찾는 SNS 이용자들이 옮겨간다는 분석이다. 미국에서도 고교생 전용 '마이 이어 북(My year book)'이나 아이가 있는 여성 전용 서비스인 '카페맘(Cafemom)', 등록할 수 있는 지인이 50명까지로 한정돼 친밀한 소통이 가능한 '패스(Path)' 등이 인기다. 시장조사업체인 컴피트닷컴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으로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의 연간 방문자 증가율은 각각 13%, 14%였지만 카페맘은 연간 방문자 증가율이 100% 이상 넘었다. 또 '패스'는 지난해 12월 서비스를 개시했지만 벌써 1,120만 달러(약 122억원)의 투자자금을 유치했다. 이러한 추세에 맞춰 이동통신사에서도 특화 SNS로 가입자몰이에 나서고 있다. SK텔레콤이 선보인 '체킹'은 TV나 영화를 보면서 실시간으로 감상평을 나눈다는 목적을 갖고 있으며, 실제로 인기 TV 드라마 방영시간 등에 접속자가 몰리기도 한다. 지난 2월 출시된 체킹에는 현재 4만5,000여명이 가입했다. LG유플러스는 3월 초 날씨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SNS '웨더톡(Weather talk)'을 출시해 16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했다. 다만 특화 SNS 중 몇이나 생존할 수 있을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들려온다. 미국의 경제주간지 포춘은 "새로 등장하는 SNS가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면서도 "다수는 페이스북 등 대형 업체에 인수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헬리젯의 유정원 대표는 "SNS 서비스는 직원 4, 5명만 있어도 운영이 가능하다"며 "다른 사업을 하면서 SNS 사업도 운영하는 벤처기업들이 많아 서비스에 집중하지 못하는 한계도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유 대표는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도 이미 6, 7년이 된 서비스"라며 "1, 2년이 지나면 우리나라에도 성공한 SNS가 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