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저스틴 케이틀린(오른쪽)이 23일 벌어진 아테네 올림픽 육상 남자 100m 결승에서 포르투갈의 프란시스 오비크웰루(가운데)와 미국 모리스 그린을 제치고 선두로 결승선에 도달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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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1초 차이.’
미국의 신예 스프린터 저스틴 게이틀린(22)이 거짓말 같은 ‘100분의 1초 드라마’를 연출하며 새로운 ‘인간탄환’으로 떠올랐다.
게이틀린은 23일 새벽 열린 아테네올림픽 남자 100m 결승에서 9초85의 올 시즌 최고기록으로 모리스 그린(미국), 아사파 포웰(자메이카), 킴 콜린스(세인츠 키츠 네비스) 등 쟁쟁한 우승 후보들을 따돌리는 이변을 연출했다.
2위인 프란시스 오비크웰루(포르투갈ㆍ9초86)와는 불과 0.01초 차이.
지난 80년 모스크바올림픽에서 애런 웰스(영국)와 실베오 레오나르드(쿠바)가 10초25의 같은 기록을 낸 사진판독 끝에 우승자를 가린 이후 24년 만에 가장 근소한 차로 100m 금메달을 목에 건 것이다.
세계기록(9초78) 보유자인 팀 몽고메리(미국)가 선발 전에서 탈락해 합류하지 못했지만 이날 스타트 라인에 선 8명의 결승 주자 중 5명이 10초 벽을 깨뜨리며 박빙의 승부를 펼친 것은 올림픽과 세계선수권을 포함해 메이저대회 사상 처음이다.
게이틀린은 “지상 최고의 레이스였다.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실감할 수 없다. 내 생애 가장 흥분된 경주였다”며 감격을 억누르지 못했다.
사실 게이틀린은 결승 레이스의 뚜껑을 열기 전까지 다크호스에 불과했다.
지난해 세계실내선수권 60m에서 우승하고 올해 체코에서 열린 그랑프리대회에서1위를 차지했지만 올림픽 디펜딩챔피언 그린의 그늘에 가려있었고 이날 준결승에서도 6위로 올라와 주목 받지 못했다.
그러나 게이틀린은 30m부터 옆 레인의 스프린터들을 반 발짝 앞서가는 총알 질주로 기선을 제압하고 골인 순간 가슴을 쭉 들이미는 짜릿한 마무리로 아테네의 영웅이 됐다.
그는 185㎝, 83㎏의 이상적인 체격에 순발력과 스피드를 겸비한 유망주로 기대를 모았으나 2001년 금지약물 암페타민 양성 반응으로 1년 간 트랙에 서지 못하는 시련을 겪었다. 또 지난해는 왼쪽 허벅지 부상으로 한동안 슬럼프를 겪었으나 ‘챔피언이 되겠다’며 늘 되뇌던 자신의 야망을 지구촌의 시선이 집중된 가운데 보란 듯이 이뤄냈다. /올림픽취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