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한국의 인수ㆍ합병(M&A) 시장이 붐을 맞으면서 외국 투자 은행들이 경쟁적으로 가세, 이 시장을 독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외국 투자 은행들이 한국 M&A 시장에서 수수료 인하 등을 통해 출혈 경쟁을 벌이면서 한국 기업들은 소외되고 있다며 17일 이같이 보도했다.
리서치 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10월 27일까지 한국 M&A 시장에서 투자 은행들의 점유율을 집계한 결과 삼성증권(3위)만이 유일하게 10위권 안에 포함된 것으로 집계됐다.
신문은 외국 투자 은행들이 최근 밤잠을 설쳐가며 한국의 M&A 시장진출에 열을 올리면서 이들 사이에 매일 새벽 4시 홍콩을 출발, 한국을 향하는 대한항공편은 `(밤잠을 설친) 붉은 눈의 서울행 특급`으로 통하고 있다고 전했다.
JP 모건의 스티브 김은 “지난해는 한국에 투자한 외국 은행들에게 시련의 시기였지만 올해는 M&A와 기업공개가 두 배 이상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계약 증가세는 내년에도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97년 외환위기 이후 지속되고 있는 기업 구조조정이 아직 진행되고 있는데다 은행권과 같은 주요 산업에서도 기업 통합을 위한 여건 조성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
이처럼 많은 외국 투자 은행들이 한국 시장에 몰리면서 수수료 인하 경쟁도 치열하다. 서울에 위치한 투자 은행들의 M&A 중개료는 전체 계약 금액의 평균 0.3%에 불과, 국제 평균인 2.5%를 크게 밑돈다.
<윤혜경기자 light@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