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빅4' 은행 시가총액 올들어 700억달러 증발

ICBC 세계 최대銀 자리 내줘
부실채권 많아 앞날도 먹구름


지난해까지 세계 최고 수준의 이익을 올렸던 중국 '빅4' 은행의 시가총액이 올 들어 총 700억달러(약 75조원)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통신은 13일(현지시간) 올 들어 중국의 경기둔화와 악성채무 문제가 불거지면서 중국공상은행(ICBC)과 중국건설은· 중국농업은행·중국은행 등 중국 4대 국영은행의 시총이 700억달러가량 증발했다고 전했다. 이는 뉴질랜드 전체 증시와 맞먹는 규모다.

특히 중국 최대 은행인 ICBC는 지난 12일 시가총액이 처음으로 순자산가치를 밑돌 정도로 주가가 하락하면서 웰스파고와 J모건체이스에 세계 최대은행(시총 기준) 자리를 내주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덧붙였다.

연간 순이익이 총 1,260억달러(2012년 10월~2013년 9월)에 달할 정도로 높은 실적을 누려온 이들 은행이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는 것은 중국의 가파른 성장률 둔화로 막대한 채무가 부실화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은행권의 부실채권은 지난해 4·4분기에만 285억위안 증가한 5,921억위안을 기록, 2008년 9월 이래 최대 규모를 기록한 바 있다. 여기에 지금까지 금융시장을 철저히 통제해온 중국 당국이 시장 자유화에 속도를 내기 시작하면서 갑작스러운 경쟁에 내몰리게 될 이들 국영은행의 앞날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런던에 위치한 롬바드스트리트리서치의 다이애나 코이레바 거시경제리서치부문 대표는 "시장은 (이들 은행의) 미래 수익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며 "중국 은행들은 갈 길이 멀다. 지금은 투자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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