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지개발지구내 주차장용지 판매촉진을 위해 주차건물 신축시 일정 비율 이하로 근린시설을 넣을 수 있도록 한 조항이 교통체증을 유발시키는 등 폐해가 적잖아 이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이는 유통업체들이 상업용지보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싼 주차장부지를 매입, 대형 할인점을 건립함에 따라 택지개발지구 내 교통난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20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 신도시ㆍ수원시 영통지구 등 택지개발지구내의 관할구청에 따르면 주차장용지의 할인판매시설 변질 등으로 인해 당초 도시계획을 수립 당시에 비해 주차공간이 턱없이 부족해지면서 지역 주민들의 민원도 잇따르고 있다.
◇용도변경 면적 파악조차 힘들 정도=건설교통부는 지난 96년 규제완화ㆍ미분양 토지 매각 활성화를 위해 주차장용지에 건물 신축시 연면적의 30% 이하까지 상업시설을 넣을 수 있도록 했다. 5층 건물 신축시 1~3층까지는 판매시설로 꾸밀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백화점ㆍ할인점 등은 상업용지에 건립토록 돼 있으나 규정이 완화됨에 따라 유통업체들이 앞다퉈 주차장부지를 사들여 할인점 신축에 나섰다.
일반상업용지보다 분양가가 최고 70% 정도 저렴한 데다 평당 건물 신축비용도 일반 건물 건립 때보다 30% 정도 낮아 유통업체 입장에서는 꿩 먹고 알먹는 장사인 셈이다.
분당은 3곳 총 3,910여평의 주차장부지에 할인점이 들어서 있다. 분당구 야탑동 킴스클럽ㆍ서현동 롯데 마그넷ㆍ구미동 킴스클럽 등의 판매시설은 주차시설로 지어진 건물에다 점포를 넣은 것이다.
수원시 영통지구와 천천지구 등도 주차공간으로 활용돼야 될 2,000여평의 땅이 전혀 다른 용도인 편익시설 부지로 탈바꿈 됐다.
이밖에 대전ㆍ광주 등 지방의 대규모 택지개발지구에도 주차장부지에 건립된 대형 유통시설을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 주차장부지에 들어선 소규모 주차ㆍ근린 복합건물까지 포함하면 용도변경된 면적의 정확한 수치를 파악하기 힘들 정도다.
◇주차공간 부족의 원인=주차장부지는 택지개발지구 계획을 세울 때 총 입주인구를 고려, 책정해 놓는 용지. 아파트 주민이 입주하고 상업시설이 들어서면서 고정ㆍ유동인구가 늘어날 것을 반영한 것이다.
이런 땅이 본 용도로 활용되지 않고 판매시설로 변질되면서 주차공간이 턱없이 부족한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한마디로 주(主)ㆍ객(客)이 전도된 셈이다.
분당 서현동에 거주하는 정미숙씨는 "역 근처에 위치한 상업시설마다 백화점이 들어서 있는 상황에서 할인점마저 곳곳에 건립되면서 평상시는 물론 세일 때는 교통난이 이루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같은 현상은 비단 분당 뿐만 아니라 일산ㆍ평촌 등 신도시는 물론 택지개발지구 사업으로 조성된 단지에서 흔히 볼 수 있다.
분당구청 관계자는 "대형 판매시설의 경우 별도의 주차공 확보에 관한 법적 제한 조치가 없어 이렇다 할 규제를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고 설명했다.
정두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