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골드만삭스 도덕성 논란

외국계 투자은행 겸 증권사인 골드만삭스가 최근 잇따른 도덕성 문제 제기로 곤혹을 치르고 있다. 1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지난해말 현대석유화학 매각 때 주간사를 맡으면서 당시 인수를 추진했던 SK 컨소시엄에 지분 참여를 추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골드만삭스ㆍ대한유화ㆍSK 등이 참여할 예정이던 SK컨소시엄은 인수자금 여력 등이 문제가 돼 구성되지 못했으며 현대석유화학은 결국 LG-호남석유화학 컨소시엄에 올 초 매각됐다. 이정헌 동원증권 연구원은 “당시 골드만삭스가 SK컨소시엄에 참가할 것이라는 얘기는 공공연한 비밀이었다”며 “한국시장 정서를 감안할 경우 주간사 자격으로 인수 컨소시엄에 참여하면 공정성 논란에 휘말릴 가능성이 컸던 만큼 큰 부담이 됐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앞서 골드만삭스는 이달 초 국민은행 지분(3.98%)을 해외 투자기관에 매각하기 직전에 `매수` 보고서를 발표해 도덕성 논란이 일었다. 또 최근에는 대우인터내셔널이 보유하고 있는 교보생명 지분 매각 주간사로 실사를 진행하다가 대우인터내셔널 측에 인수 의사를 타진했던 것으로 알려져 구설수에 휘말렸다. 골드만삭스 측이 교보생명의 인수가격으로 주당 4만5,000원을 제시했다는 해외 언론 보도가 나오자 인수 가격을 터무니없이 낮추려는 의도라는 비난이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골드만삭스의 이 같은 모습에 대해 정서적인 비난을 제기할 수는 있지만 법적으로 문제점이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국민은행 지분매각 직전매수보고서 발표의 경우도 골드만삭스 내 리서치 담당과 매각 담당자 간에 사전 교감이 없었다면 법적으로 문제는 없다는 해석이다. 현대석유화학 및 교보생명 지분 매각에 대해서도 주간사 자격이 인수참여 제약요소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게 국제적인 통설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임태섭 골드만삭스증권 서울지점 전무는 “투자의견 발표는 골드만삭스 내 다른 부서와 독립적으로 이루어지며 엄격한 사전심사를 받기 때문에 의혹의 여지는 없다”고 밝혔다. <홍병문기자 hb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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