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10월 15일] 기준금리 동결은 불가피한 선택

기준금리가 3개월째 2.25%에서 동결됐다. 금리인상 요인이 없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한국은행이 이번에도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은 글로벌 환율전쟁과 글로벌 경기후퇴 등 대외 불확실성이 크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금통위는 금리동결 배경과 관련해 "주요국 경기와 환율의 변동성 확대 등이 세계경제의 위험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실제 주요국 간의 환율갈등이 증폭되고 있는 가운데 외자유입이 크게 늘어나면서 원화강세가 우리 경제의 새로운 불안요인으로 부각되고 있는 실정이다. 뿐만 아니라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의 '더블 딥' 우려가 완전히 가시지 않고 있는 가운데 하반기 이후 우리 경제의 회복세도 눈에 띄게 둔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환율전쟁의 파장이 증폭되면서 우리 경제도 영향권에 들어서고 있다는 점이다. 더구나 원화강세 추세가 지속됨에 따라 환차익을 노린 외국자본 유입도 크게 늘어나면서 환율하락을 부추기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최근 달러에 대한 원화 환율은 1,100원선을 위협할 정도로 원화강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의 수출경쟁력에도 타격을 주기 시작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외자유입 증대와 환율하락은 금융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고 수입물가를 떨어뜨리는 등 긍정적인 측면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어떤 충격이나 계기로 외국자본이 일시에 빠져나갈 경우 다시 환율이 치솟고 금융시장이 혼란에 빠질 수 있다. 금리인상을 어렵게 하는 또 한가지 요인은 우리 경제성장률이 지난 상반기 7%대에서 하반기 들어 4%대로 크게 낮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경기부양책의 약효가 떨어지고 있는 가운데 선진국 경기회복이 지연되고 있다는 점에서 당분간 경기둔화는 불가피한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제적으로도 대부분의 국가가 금리인상을 미루고 있다. 미국은 경기부양을 위해 확장정책을 추진 중이고 유럽ㆍ일본 등도 금리를 동결하거나 내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만 불쑥 금리를 올릴 경우 외자유입에 따른 환율하락 등 부작용이 커질 우려가 있다. 그러나 농산물을 중심으로 물가불안도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 기준금리 동결과 이에 따른 부작용에 대한 경계심도 높일 필요가 있다. 물가와 성장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는 통화정책이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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