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노동생산성 증가율이 10년래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에 따라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인하 가능성이 더욱 낮아질 전망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민간 경제조사기관인 컨퍼런스보드의 조사를 인용, 미국의 지난해 시간당 노동생산성 증가율이 1.4%에 그쳤다고 23일 보도했다. 이는 지난 2002년과 2003년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경기둔화와 고용 증가가 겹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반면 EU는 2000년 이후 가장 강한 성장세를 바탕으로 4%에 육박하는 노동생산성 증가율을 기록했고, 전후 최장 호황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는 일본도 제조업 활성화에 힘입어 2.5%의 성장세를 보였다.
미국의 노동생산성이 급락하면서 FRB의 금리인하 가능성은 더욱 줄어들고 있다. 생산성 약화가 기업에게 비용압력으로 작용하고 이로 인해 인플레이션이 촉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컨퍼런스보드의 게일 포슬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FT와의 인터뷰에서 "이것은 주기적 문제라기 보다 서비스 산업 부진의 영향"이라며 "성장둔화 상황에도 불구하고 생산성이 계속 떨어진다면 미 경제는 잠재성장률에 가까운 성장세를 보일 수 있고 따라서 금리인하 여력을 떨어뜨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투자자들은 FRB가 오는 5월까지 금리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을 10% 정도로 낮게 보고 있다.
한편 중국과 인도ㆍ동유럽 국가 등 신흥시장의 노동 생산성 증가율은 매우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중국의 지난해 노동생산성 증가율은 9.5%였고 인도와 새로 EU에 가입한 동유럽 국가들도 각각 6.9%와 4.1%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