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압·대전류 표준기 국산화

표준硏 권성원 박사팀 개발…측정오차 0.005%로 개선
국내업체들 외국제품보다 40%싸게 공급 받을수 있을듯



산업현장에서 사용되는 고전압ㆍ대전류의 정확한 사용량을 측정할 수 있는 표준기가 국산화됐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전기자기센터의 권성원 박사팀은 계기용 변압기(PT)와 계기용 변류기(CT)의 정확도를 측정할 수 있는 고전압ㆍ대전류 표준기를 국산화했다고 4일 밝혔다. 산업현장에서는 발전소에서 생산된 고전압ㆍ대전류의 전기를 공급 받아 이를 변압기와 변류기를 통해 자신들이 원하는 수준으로 낮춰 사용한다. 이때 변압기와 변류기가 제대로 원하는 품질의 전기로 바꾸는지를 검사하는 장비가 표준기다. 그동안 PT와 CT 생산업체들은 용량에 따라 4,000만~1억원대의 외산 표준기를 수입해 사용해왔다. 이번 국산화로 업체들은 40% 정도 싼 가격에 공급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일반적으로 고전압ㆍ대전류 표준기는 산업현장에서 사용되는 PT와 CT보다 10배 이상의 정밀도를 가져야만 표준기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다. 정확하고 안전한 측정을 위해 표준기는 고전압ㆍ대전류 상태의 전기를 가정용 전기 수준으로 낮춰 측정하게 된다. 권 박사팀이 개발한 초정밀 표준기는 고전압인 22ㆍ66ㆍ132㎸(1㎸는 1,000V)를 110V로 낮추고 대전류인 6ㆍ12ㆍ20ㆍ40㎄(1㎄는 1,000A)를 5A 수준으로 낮춰 측정할 수 있다. 이때 측정오차는 PT에서는 0.05%, CT에서는 0.005% 수준으로 개선됐다. 지금까지 국내업체들은 측정오차가 0.2% 수준의 장비만을 생산해왔다. 가정용 전기의 경우 정밀한 전압ㆍ전류 측정이 필요 없고 전압과 전류가 높지않아 계량 오차 역시 크지 않다. 반면 산업현장에서는 조금이라도 전기가 샐 경우 전기료 차이가 크기 때문에 정밀한 전압 및 전류 측정이 필요하다. 특히 디스플레이 장치용 초정밀 유리를 생산하는 업체나 냉동기 제조업체의 경우 전류와 전압이 정확하지 못할 경우 생산되는 제품의 품질에 큰 영향을 받는다. 또 산업현장 이외에 선박에도 이들 변압기와 변류기가 장착되고 있다. 권 박사팀은 한국부품소재산업진흥원의 지원을 받아 전기장비업체인 시티이텍과 공동으로 지난 2006년부터 CT와 PT 개발을 시작했으며 지난 4월 말 이들 표준기의 개발을 완료했다. 현재 권 박사팀은 개발된 2대의 표준기가 최대 10년간 사용해도 현재의 측정오차를 유지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안정도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권 박사는 “표준기 수요는 많지 않아 주문자 생산방식으로 생산된다”며 “현재 독일과 몽골ㆍ말레이시아 등이 국산 표준기에 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어 해외 수출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권 박사팀은 이번 표준기 개발에 이어 내년 말까지는 국내 송전계통의 전압인 154㎸에 직접 적용할 수 있는 내전압 200㎸급 PT 표준기를 개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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