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FOMC 회의·독일 총선에 중동 리스크 등 변수 많지만 "한국 펀더멘털 튼튼" 매수 지속 예상

외국인 한국증시 연일 베팅
현대차 등 대형주 위주 5일간 1조이상 사들여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이 5일 만에 1조원 이상을 순매수했다. 한국은 다른 신흥국과 달리 펀더멘털이 우수하다는 평가가 잇따르는 만큼 예상된 결과일 수 있다. 관심은 이 같은 추세가 9월에도 이어질지다. 이어진다면 코스피지수가 장기간 움직이지 않던 박스권을 탈피해 추세 상승을 노릴 수도 있다. 다음달 국내 증시에 영향을 줄 이벤트가 많아 예측이 쉽지 않지만 중장기적으로 매수 추세는 이어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날까지 5일 연속 1조125억원을 사들인 것을 포함해 올해 들어 월별 기준으로 가장 많은 금액인 1조6,500억원을 이달 유가증권시장에서 순매수했다. 지난해 12월(3조5,700억원) 이후 8개월 만에 가장 많은 순매수 금액이다. 지난 4월(-2조9,600억원)과 6월(-5조100억원) 큰 자금이 빠져나간 것과 대조적이다. 인도ㆍ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신흥국가에 대한 금융위기 우려가 불거졌지만 한국 시장에 대한 투자는 더욱 늘리는 상황이다.

임동락 한양증권 연구원은 "아시아 신흥국의 금융위기 가능성이 제기된 후 외국인이 이들 국가에 대한 투자 비중을 줄이는 대신 펀더멘털이 양호한 한국 시장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며 "외국인은 삼성전자ㆍ현대차 등 대형주 위주로 매수세를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음달에는 이벤트가 많아 외국인의 투자 전망을 쉽게 예측하기 어렵다. 미국 의회가 개원해 부채한도 상향 조정과 관련 협상을 펼칠 예정인데다 17~18일에는 미국 연방공개시장회의(FOMC)에서 양적완화 축소에 대한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FOMC 결과에 따라 인도 등 아시아 신흥국의 금융위기 우려가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또 22일 독일 총선이 예정된데다 이집트ㆍ시리아 등 중동 지역의 정세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 국내 증시의 방향성을 쉽게 가늠하기는 힘든 상황이지만 코스피지수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아 외국인의 매수 분위기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정승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FOMC는 이미 시장에 알려진 악재여서 크게 부담스럽지 않고 독일 총선도 불확실성 해소 측면에서 긍정적 요인이 될 수 있다"며 "이벤트를 앞두고 외국인이 큰 폭으로 매수하기는 어려워도 올해까지 추세적으로는 한국 시장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방향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펀더멘털이 다른 나라보다 양호한 점은 특히 국내 증시의 매력을 높이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날 채권시장을 중심으로 국제 3대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상향 조정할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았다. 루머일 뿐이지만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이 그만큼 튼튼하다는 걸 반증하기도 한다. 또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이머징 인덱스를 추종하는 자금 1,400조원 가운데 일부가 인도ㆍ인도네시아에서 한국ㆍ대만으로 포트폴리오를 조정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원종준 라임투자자문 대표는 "글로벌 투자은행(IB) 크레디트스위스(CS)가 현재 주가와 경제 펀더멘털을 분석한 결과 한국ㆍ대만이 저평가된 반면 터키ㆍ인도네시아가 고평가된 것으로 나타났다"며 "최근 유럽ㆍ미국 등 선진국의 경기 개선으로 수요가 회복, 한국의 수출 모멘텀은 더욱 커져 투자 매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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