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ㆍ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2차 협상의 최대 쟁점 중 하나였던 자동차 등의 비관세장벽에 대해 양측이 관세철폐 시기와 연계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대신 EU는 공산품의 관세철폐 기간을 최장 7년 이내로 맞추고 기타 품목으로 분류된 250개 농수산물의 관세철폐 기간을 명확하게 제시라고 요구했다. 또 우리 측의 최대 관심사안 가운데 하나인 개성공단의 한국산 인정과 관련, EU는 상당한 관심을 나타내 협상 전망을 밝게 했다. 김한수 한ㆍEU FTA 수석대표는 19일(현지시간) 2차 협상 결과를 설명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양측은 20일 2차 협상 정리를 위한 전체회의만 남겨뒀을 뿐 실질적인 분과 협의는 이날로 마쳐 2차 협상이 사실상 마무리됐다. 이날 협상에서 자동차 등 상품시장 개방을 비관세장벽 철폐와 연계하지 않기로 양측이 합의, 향후 상품시장 개방 협상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EU는 자동차는 물론 전기ㆍ전자, 와인ㆍ증류주의 관세철폐까지 비관세장벽과 연계하면서 2차 협상의 쟁점이 돼왔다. 다만 연계하지 않는 것이 양허안에 함께 들어 있는 비관세장벽 내용을 빼기로 하는 수준이어서 완전한 배제로 보기는 어렵다. 협상단의 한 관계자는 “EU는 엑셀파일에 자동차 등의 관세철폐 시기와 함께 이와 관련된 비관세장벽 102개 철폐를 조건으로 제시했는데 이번 합의는 그것을 문서에서 빼자는 수준일 뿐”이라고 말했다. 비록 같은 문서에 함께 표시되지는 않지만 어찌 됐건 비관세장벽은 앞으로도 큰 쟁점이 될 것이라는 이야기다. EU는 모든 공산품의 관세철폐 기간을 7년 이내로 맞춰줄 것을 요구했다. 우리 측 양허안 중 10년 철폐의 비중이 10%(금액기준)를 넘어서는 점을 의식한 것이다. EU는 또 관세철폐 기간이 제시되지 않은 채 기타품목으로 분류된 250개 농수산물의 관세철폐 기간을 명확히 제시해달라고도 요청했다. 김 대표는 “공산품의 관세철폐 기간을 7년 이내로 하는 것은 검토하겠지만 일부 품목의 경우 한미 FTA에서 10년으로 돼 있어 쉽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설명했다. EU 측은 개성공단에서 생산한 제품을 한국산으로 인정해달라는 우리 측 요구에 개성공단으로 반입되는 원료ㆍ통관방식ㆍ근로조건 등에 대해 많은 질문을 쏟아내는 등 관심을 보였다. 김 대표는 이에 대해 “FTA 협상을 벌이고 있는 캐나다는 물론 미국도 개성공단에 대해 이처럼 많은 질문을 하지 않았다”며 “낙관은 금물이지만 실무자급에서는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양측은 오는 9월17~21일 브뤼셀에서 3차 협상을 벌이고 10월15일부터 한국에서 4차 협상을 가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