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쑥 크는 뷰티디바이스 시장

"여성 전유물 옛말… 서경배 회장·정용진 부회장도 쓴다"
불황에 '뷰티DIY족' 늘며 클렌징기구·제모기기 등
올들어 성장세 두드러져… 뷰티업계 '신성장동력' 주목
아모레·LG생건도 신제품 내놔

필립스 ''비자퓨어 어드밴스드''

클라리소닉 ''스마트 프로파일''

아모레 ''클렌징 인핸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올 봄부터 하루도 빼놓지 않고 저녁 세안 때 남성용 필립스 클렌징 뷰티디바이스 '비자퓨어맨'을 애용한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피부 관리의 기본은 클렌징으로, 나는 매일 '비자퓨어 한다'"며 "남성들도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고 뷰티 얼리어답터로서의 면모를 과시했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도 최근 창립 7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자신의 피부 비결은 바로 클렌징이며 클렌징을 꼼꼼히 한다"고 밝혀 아모레의 '메이크온 클렌징 인핸서'를 사용중임을 은근 내비쳤다.

셀프 뷰티 디바이스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2013년 여름 로레알그룹의 진동클렌징 기구 '클라리소닉'이 한국에 상륙한 이후 지난해 처음 형성된 셀프 뷰티 디바이스 시장은 올 들어 뷰티 기업들의 잇단 신제품 출시와 더불어 마사지전용, 전신케어용, 제모기기까지 라인업이 강화되며 최근 3,000억 규모까지 확대됐다. 더욱이 정용진 부회장처럼 여성의 전유물로 여겼던 시장에 그루밍족까지 합세해 성장세가 두드러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처럼 경기 불황의 스마트 소비 열풍 속에 기기를 구입해 직접 '시술'하는 뷰티 DIY족이 득세하자 뷰티 기업들은 뷰티 기구 시장을 신성장동력으로 보고 대폭 강화하는 추세다.

필립스가 올 3월 업그레이드해 선보인 피부 탄력 및 각질 제거제 '비자케어'는 지난 1·4분기 매출이 전년 보다 23% 성장했다. 4월 말 빛의 파장을 이용해 털의 재성장을 억제하는 제모기기 '루메아 에센셜'은 한국 내 판매량이 다른 국가보다 10배 이상 팔렸으며 베스트셀러 피부 탄력 기구 '비자부스트' 역시 인기몰이 중이다. 최근엔 클렌징 기구 '비자퓨어'를 진화시켜 눈가 관리, 마사지 어플리케이터까지 갖춘 신제품 '비자퓨어 어드밴스드'를 선보여 클렌징 기구 시장 경쟁에 불을 지폈다. 유일한 남성용 클렌징 디바이스 '비자퓨어맨'의 경우 정 부회장이 쓴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두 자릿수 성장세다. 박선영 필립스 마케팅 이사는 "전세계 남성 뷰티 시장 1위 한국에 비자퓨어맨을 가장 먼저 출시했는데 출시 한 달 동안 여성용보다 7배나 많이 팔렸다"고 전했다.

백화점 온라인몰 클렌저 부문 판매 1위를 기록 중인 클라리소닉은 지난해 백화점 1개 매장으로 시작해 현재 7개까지 영역을 넓히는 등 급성장세다. 론칭 2년 만에 지난 7월 얼굴, 바디 뿐 아니라 발 각질까지 전신 클렌징 케어가 가능한 2세대 진동클렌저 '스마트 프로파일'을 내놓고 시장 확대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 제품은 출시 한 달 만에 1차 물량이 소진됐고, 이후 사전 예약을 받아 지난 2일부터 재판매중이다.

클라리소닉 관계자는 "미세먼지와 같은 환경영향 뿐 아니라 자외선 차단제 사용과 고밀찰력 메이크업 등 장시간 화장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딥클렌징이 더욱 중시돼 진동클렌저 수요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8월 뷰티 디바이스 브랜드 '메이크온'으로 시장에 합류한 아모레퍼시픽은 서경배 회장의 지대한 관심 속에 지난 5일 리뉴얼한 '클렌징 인핸서'와 마사지 기능을 지닌 신규 어플리케이터 등을 선보였다. 수입 제품과 달리 한국 여성 피부에 대한 오랜 연구기반을 토대로 브러시가 민감 피부에 적합하다는 점을 내세웠다. 피부 자극을 줄이기 위해 14만개 솔 끝을 다이아몬드 가공 방식으로 둥글게 처리했으며 바디 각질 제거는 물론 마사지까지 다용도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LG생활건강도 7월 기존 클렌징 기구 '튠에이지 스핀 컨트롤 클렌징 브러쉬'를 업그레이드한 '튠에이지 듀얼 스핀 스파'를 내놓았다. 모공과 각질은 물론 콧망울, T존처럼 꼼꼼한 클렌징이 어려운 곳까지 세정을 도와준다. 물결 모양의 마사지 어플리케이터인 '컨투어링 스파 리프팅 마사져'를 장착해 마사지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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