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류 회사 제품, 성능·디자인 거의 비슷… 문화마케팅으로 프리미엄 가치 높여야"

■ 이대형 현대차 아트디렉터


"문화 마케팅은 성능이나 질이 비슷한 제품들 속에서 브랜드의 프리미엄 가치를 높여주는 것입니다."

이대형(40·사진) 현대자동차 아트디렉터(예술감독)는 최근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수준급 회사들의 자동차를 보면 성능이나 디자인은 대부분 비슷하다"며 문화 마케팅의 역할을 강조했다.

이 감독은 홍익대에서 예술학을 전공하고 10년 가까이 큐레이터로 활동하다 지난해 8월 현대차에 입사했다. 현대차 유일의 큐레이터 출신 직원으로 사측이 먼저 입사를 제안했다. 예술적 아이디어가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한다고 믿은 최고경영진이 고민한 끝에 내린 파격적인 결정이었다.

이 감독은 "지난 1월 세계 3대 미술관 중 하나인 영국의 '테이트모던'과 11년간의 파트너십을 체결했다"며 "올해 하반기에 테이트모던에서 개최되는 '백남준전(展)'의 기획·후원을 맡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회사도 문화와 예술의 가치가 기업경영 전반에 스며들 수 있도록 아낌없는 지원을 펼치고 있다. 현재 이 감독은 서울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오는 10월 초부터 5개월 동안 열리는 전시작업을 준비 중이며 내년에는 미국의 한 미술관과도 파트너십 체결을 염두에 두고 있다.

이 감독은 "전시를 관람한 고객들이 '이렇게 섬세한 감성을 가진 기업이 만든 차라면 신뢰를 해도 되겠구나'라고 느꼈으면 한다"며 "문화 마케팅의 힘을 간파하고 일찌감치 세계 유수의 미술관과 협업을 하고 있는 BMW나 폭스바겐을 넘어서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부터 해외 강연에서 현대차의 문화 마케팅을 우수 사례로 발표하는 경우를 여러 차례 봤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이런 분위기에 고무된 회사가 또 한 명의 큐레이터를 추가로 채용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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