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새 정부에서는 국가정보원장의 독대(獨對)보고를 폐지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이 대통령 한 사람을 위한 정보기관이 아닌 국민을 위한 정보기관임을 분명히 하겠다는 박 당선인의 의지라는 게 복수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아울러 청와대에 국가안보실을 신설해 국가정보력을 총괄하고 기무사령관의 독대보고는 같이 폐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인수위원회 복수의 관계자는 8일 "국정원의 독대보고가 유지되면 그 과정에서 국정원이 대통령에게 대한 과도한 충성과 무리한 정보 수집경쟁이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며 "박 당선인이 후보 시절부터 밝힌 권력기관에 대한 강도 높은 개혁의 첫 방안으로 국정원장의 독대보고 폐지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권력기관의 상징인 국정원의 권력 비대화를 차단하고 대통령 한 사람을 위한 정보수집보다 후보 시절 밝힌 것처럼 국민을 위한 정보기관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국정원장의 독대보고는 합법적ㆍ비합법적으로 수집하는 정보가 다 들어갈 수 있다"며 "국정원은 방대한 조직이라 국정원의 정보 수집기능을 경제와 산업 분야에 집중해 국가경쟁력 강화에 일조하는 기관으로 탈바꿈할 필요가 있다는 게 박 당선인의 인식"이라고 말했다.
최우선으로 검토하는 국정원 개혁 방안은 ▦대통령 주례 독대보고 폐지 ▦경제 및 산업 분야 정보 수집 강화 ▦해외 및 대북 분야 정보 수집 강화 등으로 알려졌다.
특히 논란이 되는 국정원의 정치개입을 해소하기 위해 국정원 요원의 정부부처와 국회 출입제도 폐지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각 부처와 국회 출입으로 인한 정치개입 논란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국정원법에 명시된 기획ㆍ조정이라는 문구를 명분으로 각 부처를 출입하고 이를 통해 각 부처를 통제하는 권한을 축소하겠다는 것이다.
박 당선인의 한 측근은 "후보 시절부터 박 당선인이 권력기관 중 국정원에 특히 문제점이 많다는 인식을 갖고 있어 개혁의 필요성을 자주 언급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국정원의 경우 논란이 되는 각 부처를 비롯해 국회 출입제도를 폐지하고 그 역량을 경제 및 산업 분야 정보 수집 강화로 돌릴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정원의 대통령 독대보고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권력기관 거리 두기' 방침에 따라 참여정부 들어 사라졌다가 이명박 대통령 때 부활했다.
이와 함께 군 정보기관인 국군기무사령관의 독대보고도 폐지된다. 인수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군 정보기관이 대통령을 독대하는 것은 정치적 논란은 물론 기무사의 권력집중화라는 문제가 야기될 수 있어 대선 공약을 만들 때 이를 없애자는 데 많은 사람들이 공감대를 형성해 폐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