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경 KT사장의 아름다운 'e-메일 퇴장'

"중심을 잡고 KT의 발전을 위해 매진하는 여러분들이 바로 KT의 힘입니다" 16일 KT 사장 공모신청을 전격 철회한 이용경 KT 사장이 이날 사내 직원에게 직접 e-메일을 보내 철회에 이르기까지의 심경을 토로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 사장은 e-메일 첫머리에 '친애하는 KT가족 여러분!'으로 운을 뗀 뒤 중간 대목에서도 '사랑하는 KT가족 여러분!'를 반복, 직원에 대한 애정을 나타냈다. 그는 먼저 "저는 민영2기를 맞는 KT에 있어 정관상의 프로세스에 의해 사장연임을 통한 경영의 연속성을 확보하는 전통이 투명한 지배구조 형성에 중요하다고 생각해 왔다"며 응모 배경을 설명했다. 이 사장은 그러나 "한국의 IT산업과 글로벌 정보통신 시장을 선도하기 위한 새로운 리더십의 형성과 연임의 전통 수립 사이에서 어떤 선택을 내려야 하는지 심사숙고해 왔다"는 대목에서는 공모신청을 전격 철회하기까지의 인간적인 고뇌가 상당히 컸음을 우회적으로 피력했다. 이 사장은 '아름다운 퇴장'을 준비하는 여유를 보기도 했다. 그는 "다행히 훌륭한 비전과 역량을 가진 후보들이 많이 응모했고 어떤 후보가 차기 CEO로 선임되더라도 경영의 연속성을 유지하면서 KT의 성장과 발전에 기여하고,KT 가족 여러분과 함께 급변하는 무한경쟁의 대한민국 통신시장을 이끌고 나갈 수있다는 믿음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이어 사장 교체로 자칫 느슨해질 수 있는 근무 기강 해이를 감안한 듯 "남은 2개월은 KT에 있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라고 강조하고 "저는 KT의변화경영을 지속적으로 펼치고 사업을 차질 없이 마무리해 차기 경영진이 자연스럽게 경영의 연속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아울러 "여러분들도 차기 사장이 취임할 때까지 흔들리지 않고 중단 없는 변화와 혁신을 계속해 경쟁사를 이길 수 있도록 사랑과 열정을 발휘해 주시기를 기대한다"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서울=연합뉴스) 국기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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